[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BNK·DGB·JB금융 등 3대 지방금융지주 사이에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최강자 자리를 지키던 BNK금융지주의 아성이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3대 지방금융지주 희비 엇갈린 한 해 성적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NK금융그룹(회장 김지완)은 영업이익이 5,9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6% 감소했으며,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1.9% 감소한 4조8,203억 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 3대 지방금융지주 2017년 실적

같은 기간은 당기순이익 4,03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5,181억 원) 대비 18.0% 감소한 부진한 실적이다.

3분기까지는 누적 당기순이익 4,86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92억 원(6.4%) 증가해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4분기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사측은 4분기 지역경기 부진과 그룹의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에 따라 대손충당금이 크게 증가한 것이 부진한 실적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커진 경영 공백과 후임 인선 과정에서 붉어진 낙하산 논란 등 ‘오너리스크’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부울경 지역의 주요 업종인 조선, 해운, 철강, 자동차 등이 지난 수년간 어려움을 겪으면서 업체들의 부도·도산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며 “올해부터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고, 그룹에서 수년전부터 추진해 온 소매기업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그룹의 자산건전성이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는 지난해 양질의 성과를 거뒀다.

DGB금융지주는 그룹 연결기준 순이익이 전년대비 5.0% 증가한 3,022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3조6,192억 원으로 전년대비 1.0% 줄었지만 같은기간 자회사들의 자산성장과 충당금 안정화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6.2% 증가한 4,110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ROA(총자산순이익률)와 ROE(자기자본순이익률)는 각각 0.54%와 7.93%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방금융지주사 중 JB금융지주의 지난해 성과는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연결 누적기준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한 2,64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480억 원으로 37.7% 성장했다.

4분기 희망퇴직과 부실채권 상매각 등 계절적 요인을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 성장으로 인한 수익증가 및 자산건전성 개선 추세가 유지되면서 이익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에 대응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적극적인 비용절감 정책, 효과적인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전략으로 그룹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3위로 추락한 부산은행, 자존심 상처

BNK금융지주는 올해 그룹 당기순이익 목표 5,600억 원을 초과 달성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특히 2007년부터 지난 10년 순이익 기준 업계 1위를 놓친 적 없는 그룹 내 주력 계열사 BNK부산은행이 3위로 내려앉으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해 지방 5대 은행사 가운데 DGB금융 자회사 대구은행은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11% 증가한 2,941억 원을 기록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BNK부산은행은 같은 기간 무려 37.8% 감소한 2,03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치면서 10년간 지켜온 지방은행 왕좌를 뺏긴 것은 물론이고, BNK 그룹 내 2인자인 BNK경남은행보다도 뒤처졌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2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6.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은행의 발목은 잡은 건 대손충당금이다. 지난 2015년 1,906억 원, 2016년 1,858억 원에 불과했던 대손충당금이 지난해에는 무려 3,246억 원까지 증가했다. 

이 밖에 JB금융 자회사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지난해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을 기준으로 각각 전년대비 29.9%, 4.12% 증가한 1,342억 원과 802억 원을 기록해 나란히 업계 4~5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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