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미투 이슈가 사회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문화 연예계뿐 아니라 산업계를 넘어 정치권까지 가리지 않고 미투 운동의 파도는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제약업계에도 첫 미투 사례가 나왔다. 한국얀센의 한 퇴직자가 회사 내 성추행 행태에 대해 고발했다.

“퇴사합니다. 꼭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회사 전 직원에게 그동안 직장에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성폭력 등에 대해 밝히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한국얀센으로만 그치지 않고, 업계 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한국얀센의 퇴직자라고 밝힌 A씨는 본인 많이 겪는 일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이쯤 되니 제약업계도 혹시 본인의 회사로 번질까 조심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남성 중심의 조직인 제약업계인 만큼, 피해자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언론에는 이미 제약업계의 성희롱 문제에 대한 제보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얀센을 제외하고는 특정 회사에 대한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사실 제약업계가 워낙 좁다 보니 용기를 낸 당사자는 다시 제약업계에 발 붙이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

제약회사 역시 최근 미투운동 붐으로 사내 회식을 줄이고 직원 간의 저녁 모임 등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하는 등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문제를 장기화시키고 더 곪게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단순히 이번 일만 잘 넘기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계속되는 직장 내 문제를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문제를 해결될 기회조차 생기지 않는다.

당장의 회식금지령 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여성 직원 비율이 높은 유통업계가 먼저 발을 뗐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성희롱 대책위'를 신설해 성범죄 발생을 예방하고 사건 발생시 신속한 조사와 엄정한 처리를 지원하기로 했다.

불과 한두달여간 몇몇의 용기로 인해 사회의 어두운 면이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사회는 나날이 변하고 있다.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경영이 성공할 수 없듯이 변화하는 사회에 맞추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결국 드러나게 돼 있다.

회사가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당장 사내 추문이 드러나는 것 보다, 변화하지 않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보다 적극적이고 자율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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