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금융권에 본격적인 '슈퍼 주총 위크'가 막이 올랐다.

이번 주부터 주요 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연달아 개최되는 가운데 올해는 특히 사외이사 교체와 최고경영자(CEO) 연임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들이 쟁점으로 부각돼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22일에는 신한금융, 23일 KB국민금융·하나금융·우리은행, 30일 NH농협금융의 주총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이 중 업계의 눈과 귀가 가장 쏠린 날은 23일이며, 그 가운데서도 하나금융의 김정태 회장의 연임 안건은 의결권 자문사 의견일 엇갈릴 정도로 뜨거운 감자로 거론된다.

주총을 앞두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김 회장의 3연임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지만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등 국내 의결권 자문사는 연임 '반대'를 권고한 상태로 결과는 더욱 안개속이다.

특히 금융당국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모양새가 돼버린 것도 사측 입장에서는 커다란 부담이다.

앞서 지난 12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5년전 지인 아들의 KEB하나은행 채용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여 자리에 오른지 6개월 만에 옷을 벗었다.

이에 금감원은 현재 신임 감사를 중심으로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하나금융지주 및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고강도 현장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 노조가 제기한 김정태 회장의 조카와 동생이 특혜채용 됐다고 주장도 변수로 작용될 수 있다.

이에 하나은행 측은 “김 회장의 조카와 동생 채용 당시 김 회장은 가계고객사업본부 담당 부행장으로 인사담당도 아니었으며, 두 사람 모두 정상적인 채용절차를 통해 입사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노조 측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ISS,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앞으로 연인 안건을 반대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하는 등 물러섬이 없는 모습이다.

같은 날 열리는 KB금융도 주총을 앞두고도 노사간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의결권 자문사 의견이 갈린다는 점에서 비슷한 양상이다. 이번 KB금융 주총 관전포인트는 노조 사외이사 추천 건이다.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1월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으나 최근 KB금융 이사회측이 노조가 주주제안을 통해 올린 사외이사 후보와 정관변경 안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ISS는 KB금융지주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등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권 교수가 금융사를 포함한 상장 회사 이사회 활동 경험이 없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반면 CGCG는 “독립적이고 경영감시 역할을 해야 하는 사외이사로서 더 적합하다”고 찬성 의사를 보였다.

앞서 22일 주총이 열리는 신한금융은 재일교포 출신 일본계 사외이사 비중이 높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CGCG는 “ 개인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으나 합산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재일교포주주들 일부가 통일된 의사결정을 해왔으며 경영진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이러한 동질적인 집단에서 다수의 사외이사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사외이사간의 독립성과 경영진과의 독립성도 결여될 가능성이 있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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