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하나은행 채용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물러난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 후임으로 김기식 금감원장이 취임했다.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의 등판에 금융기업들의 긴장감이 역력하다.

자신이 저승사자라는 오해는 풀어달라고 말하지만 김 원장은 취임사에서부터 은행권 이자놀이는 약탈적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해 '저격수' 다운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이처럼 김기식 신임 금감원장은 취임 첫 날부터 개혁의지를 보이면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과 은산분리 규제 완화 여부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참여연대와 야당 국회의원으로 활동해온 김 원장은 그간 보험업법을 개정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취득가가 아닌 시가로 계산해 법상 한도를 넘는 주식은 매각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금감원장으로 직접 칼자루를 쥐게 된 김원장이 직접 이 문제를 정조준하게 된다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유주식 약 20조 원어치를 팔아야만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그동안 은산분리 원칙을 강하게 고수해 왔던 김원장의 취임으로 당분간 은산분리 완화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당초 예정됐던 유상증자 규모보다 절반으로 축소해 추진키로 한 배경에도 김원장의 취임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쳤다는 것. 

김원장이 과거부터 인터넷은행 특별법에 반대를 표명하고 있는 만큼 이번 케이뱅크 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던 주요 주주들이 소극적으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금감원의 금융감독 방식을 유연하게 바꾸고 조직안정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기식 금감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금감원에서 생성된 각종 분석·통계자료 등에 대해서는 꼭 금감원이 대안이나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보도자료 등을 통해 시장·언론·학계와 공유하고 의견을 반영하는 유연한 감독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원장은 이어 “금융감독원의 정체성을 바로하고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고 금융감독에 있어 조화와 균형이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며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통해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감독당국의 권위와 위상을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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