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56,3% 감소 '반토막', 52주 신저가 갱신 中…증권가 "새로운 투자·변화 필요"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가구업계 최초 ‘1조 클럽’ 가입의 새 역사를 쓰며 승승장구하던 한샘의 주가가 심상치 않다. 2조 원 매출을 코 앞에 두고도 맥을 못 출 정도로 가파른 하락세를 타고 있다.

역대 최대 위기로 거론되던 '가구 공룡' 이케아의 한국 상륙에도 멈출 줄 모르던 한샘의 질주가 가구업계 불황과 사내 성희롱·성폭행 논란 등 대내외 악재에 제대로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1분기 영업익 ‘반토막’ 어닝쇼크

국내 최대 가구 인테리어 업체인 한샘(대표 최양하)의 1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178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40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해 56.3% 감소한 수치다.

매출도 4,945억 원에서 4,675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5%가량 줄었다. 이는 증권업계 전망치에도 크게 못 미치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다.

한샘이 실적 부진은 앞서 지난해 4분기부터 징조가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별도 기준 매출은 1조9,7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619억 원으로 2.8%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37% 줄어드는 부침을 겪었다.

이처럼 2분기 연속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부진한 실적한 기록한 원인으로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주택거래량 급감으로 수익성 좋은 B2C 매출이 감소한데다 지난해 말 사내 성폭력 사태로 인한 홈쇼핑 방송 중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올 1분기 홈쇼핑과 온라인 위주의 매출 타격이 있었다”며 “11~12월의 홈쇼핑 방영 중단에 따른 이월 효과로 1분기 홈쇼핑 매출은 전년대비 170억 원 감소했고, 20%대 성장을 이어가던 온라인 매출도 3% 감소하며 처음으로 역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즉 내부적으로도 이례적인 악재로 점철된 분기였다”며 “문제는 과거와 달리 외부에 부침이 커졌다는 것이다. 4~5월 매출은 3월과 유사한 추세를 보이겠으나, 4월부터 주택거래 절벽 현상으로 6월부터 다시 매출 둔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바닥 뚫는 주가...“올해도 쉽지 않다”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은 한샘의 주가를 52주 신저가로 직행시켰다. 실적 발표 전일 14만7,000원이었던 한샘의 주가는 다음 날 12만4,500원으로 급락한 뒤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한샘의 주가 하락 추세가 이미 장기화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인테리어 시장 확대에 따른 높은 성장세로 2015년 하반기 한때 33만 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2018년 4월 현재 10만원 초반까지 곤두박질 친 상태다.

2014년 1월만 해도 5만 원대 불과했던 주가가 2년도 안 돼 6배 이상 오르는 등 고공행진 하던 호시절과 비교하면 상황은 더욱 최악이다.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의 한국 진출을 본격화로 하면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던 상황에서도 오히려 ‘메기효과’를 누리며 강세를 보이던 한샘이 실적 악화에 이미지 추락까지 더해져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한샘이 향후 기업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실적 회복 이외에도 또 다른 성장을 위한 사측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향후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성장률 둔화로 기업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향후 기업 가치 회복을 위해선 실적 회복 이외에도 유통시장 진출, 인수·합병(M&A) 등 성장을 위한 새로운 투자와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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