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오는 5월 등장하는 ‘클리오’가 부진에 허덕이는 르노삼성자동차(대표 도미닉 시뇨라, 이하 르노삼성차)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르노삼성차는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국내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시장에는 4세대 부분변경 모델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수입차 형식으로 출시된다.

▲ 출처=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차 관계자에 따르면 클리오의 장점은 이미 유럽시장에서 인정받은 상품성에 있다. 

클리오는 1990년 출시 이후 유럽에서만 연간 30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44만여 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체 해치백 모델 중 폭스바겐 ‘골프’에 이어 두 번째에 해당하는 판매량이며, 르노그룹 내에서도 판매량 2위에 해당한다.

▶'해치백의 무덤'에 도전

르노삼성차의 해치백 시장 도전에 우려가 많다.

유럽 소비자들과 다르게 국내 소비자들에게 해치백 모델은 큰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해치백의 ‘해치’는 ‘위로 잡아당겨 끌어 올린다’는 뜻으로 차 뒤쪽 상단부분에 트렁크 도어가 위치한 승용차량를 말한다. 

차량 효율성은 전통적인 3박스(엔진룸‧승객룸‧드렁크룸)형태의 차량에 비해 뛰어나지만 세단과 RV차량을 섞어 놓은 듯한 모습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좀처럼 받지 못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치백이나 왜건처럼 뒷좌석과 드렁크가 붙어있는 차량들은 높은 효율성을 지닌 차량이지만 다소 독특한 생김새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현대차 PYL브랜드(i30‧i40‧벨로스터)를 예를 들기도 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2011년 PYL브랜드를 처음 선보이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실시했다. 하지만 출시 첫해 1만946대가 팔리며 목표치였던 1만8,000대를 크게 밑돌았다. 2012년에는 판매량이 다소 늘어났지만 이후 매년 판매량이 절반씩 줄어들었다.

그는 “현대차 PYL 브랜드는 해치백의 장점을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며 “해치백을 구입해야 할 타당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르노삼성차 역시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클리오의 상품성이 유럽시장에서 검증된 만큼 국내시장에서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특히 폭스바겐 골프가 힘을 쓰지 못하는 지금이라면 수월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골프' 잡아야 승산

르노삼성차 관계자의 의견처럼 폭스바겐 ‘골프’가 힘을 쓰지 못하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르노삼성차 ‘클리오’가 골프의 수요를 가져올 수 있을까?

대림대학교 김필수 교수는 "해치백 시장에서 폭스바겐이 가지는 브랜드 이미지가 크다"면서 르노삼성차의 클리오의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다.

당장 '골프' 없는 해치백 시장은 무주공산인 상태이지만 내년 '작은 골프'라 불리는 '폴로'의 복귀가 예정돼 있기도 하다. 

김 교수는 “골프가 해치백임에도 국내 판매량이 좋았던 이유는 폭스바겐과 골프의 골수팬 덕이다”라며 “클리오의 경우 엔트리카(생애 첫차)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지만 폭스바겐이 복귀했을 때를 대비한 중장기적인 대비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SM6, QM6의 신차효과가 떨어진 마당에 클리오 외엔 주목받을 수 있는 차량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SM3, SM7 등 노후된 모델들의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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