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취임 보름 만에 사퇴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을 대신해 차기 금감원장이 될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원승연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과 김오수 법무연수원장,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가 거론되는 가운데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5월 중순까지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원 부원장과 김 원장, 윤 교수는 현재 신임 금감원장 후보로 청와대의 인사 검증을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비관료 출신이면서 현 정부의 금융개혁 성향과 맥을 같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승연 부원장은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조교수,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등을 지내며 최근 학계에 주로 머물러 왔다.

김오수 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지냈다. 윤석헌 교수는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금융 밑그림을 그린 바 있는 인물이다.

유력한 금감원장 후보로 오르내렸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최근 농협금융 회장에 선정되면서 자연스럽게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의결과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친 뒤 청와대에서 임명한다.

김기식 금감원장 논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입장문 발표를 통해 “과감한 선택일수록 비판과 저항이 두렵다”며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줘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역시 비관료 출신 임명에 무게가 기운다.

정부는 당초 신임 원장 인선을 6·13 지방선거 이후로 다소 시간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금융개혁의 시급성과 금감원 조직 내부 안정화를 고려해 검증 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단행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된 최흥식 전 원장과 국회의원 임기 말 ‘셀프후원’ 논란에 휩싸인 김기식 전 원장이 각각 취임 6개월, 2주 만에 잇달아 자리에서 불명예 퇴진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금 거론되는 인물보다 더 확대된 인력풀 활용을 통해 금감원장을 선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청와대의 3번째 금감원장 임명이니만큼 현재 인력풀을 보다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거론되는 인사 중에는 최근까지 자신의 입신양명과 돈벌이에 나선 삶의 궤적을 갖고 있는 인물이 있으며, 그동안 얼마나 금융개혁에 대한 철학과 실천을 해왔는지 의심스러운 인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발탁될 차기 금감원장은 개혁성과 전문성, 업무 전반의 디테일에서 의심을 사지 않을만한 인물이 돼야 하며, 금융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시야를 가진 인물이 임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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