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검찰이 LG그룹 오너 일가의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주식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100억 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다.

서울중앙지검은 9일 서울 영등포구 LG그룹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해 세무, 회계 관련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이 된 ㈜LG는 LG그룹의 지주회사로, 그 중 대주주의 지분 및 세금을 관리하는 재무팀이 타깃이 됐다.

검찰은 지난달 국세청으로부터 LG그룹 사주일가가 계열사 주식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100억 원대 소득세를 탈루했다는 고발을 접수하고 혐의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세청은 LG그룹 오너 일가가 구본무 회장의 양자이자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인 구광모 상무 등에게 지분을 매각하면서 양도소득세를 제대로 내지 않은 정황을 파악했다.

국세청은 LG그룹 오너 일가가 대주주 간 특수관계인 거래를 일반 장내 거래로 가장해 막대한 양도소득세를 포탈했다고 보고 있다.

일반 소액 주주와 달리 대주주는 장내·장외 등 모든 주식 거래에서 양도차익의 20%를 소득세로 내야 하지만 LG그룹 오너 일가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국세청이 고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구 회장의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사촌동생 구본길 희성전자 사장 등은 피고발인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국세청 고발 내용을 일단 확인한다는 방침인 가운데 그룹 경영권 승계를 둘러싸고 제기된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와 역외탈세 논란 등 여러 의혹들로 검찰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LG그룹 측은 "일부 특수관계인이 주식을 매각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과정에서 세액의 타당성에 대해 세무당국과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10일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10대 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하현회 부회장은 LG그룹 조세 포탈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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