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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첫 장애인 일자리 대책...주요 쟁점 해소될까
文정부 첫 장애인 일자리 대책...주요 쟁점 해소될까
  • 김은주/김현우/박지현 기자
  • 승인 2018.11.15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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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일자리, 편견과 차별을 넘어④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제도 '부작용'
대기업·공공기관 의무 고용 이행 저조

[컨슈머치 = 김은주 김현우 박지현 기자] 장애인에게 일자리는 중요한 문제다. 어쩌면 비장애인보다 더 절박한 문제일수도 있다.

빈곤 해결과 경제적 자립, 사회적 교류를 위해서 반드시 일자리가 필요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많은 장애인들이 노동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 새로운 장애인 일자리 정책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 文 정부 “장애인, 자립할 수 있도록”

장애계는 고용 보장이 그 어떤 소득 보장 정책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안정된 고용을 통해 나오는 소득은 생활을 안정시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복지 욕구와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 같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출범 이후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꼽았던 문재인 정부의 기조는 장애인 정책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19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장애인 일자리 대책이 나왔다.

지난 4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 5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제5차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본계획(2018~2022)을 발표했다(출처=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지난 4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 3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제5차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본계획(2018~2022)가 발표됐다(출처=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이번 대책은 양질의 일자리 확대와 격차 해소가 기본 골자다. 

정부는 장애인 고용률을 지난해 36.5%에서 2022년 38%로, 의무고용 이행률은 46.8%에서 60%로, 평균 임금 수준은 전체 인구 대비 73.6%에서 77%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0년에 의무고용제도를 도입하면서 장애인 일자리 정책의 근간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 28년간 장애인 일자리의 양적 확대는 성공했으나, 질적인 성장이 미흡하다는 지적은 이어져 왔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제5차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본계획(2018~2022)'에는 ▲양질의 장애인 일자리 확대, ▲장애인 노동자 지원을 통한 격차 해소, ▲장애인 맞춤형 취업지원 확대, ▲체계적인 장애인 고용서비스 인프라 확대 등 크게 4가지 방안이 담겨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장애인 눈높이에 맞는 정책 수립을 위해 총 17차례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담으려 노력했다”며 “향후 5년간 추진할 장애인 일자리 정책의 ‘기틀’이 마련된 만큼 정책 추진과정에서 현장과 지속 소통하며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쟁점 1 : 비장애인 노동자와 임금 격차 해소

지난해 국내에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장애인 노동자 수는 8,632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만에(9월 기준) 7,195명이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를 받아 이 추세대로라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 근로자가 올해 9,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4,495명 수준이었던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자’는 지난해 8,632명으로 5년 간 92%가 증가했다.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제외 인가 현황(출처=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실)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제외 인가 현황(출처=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실)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제도는 정신적, 신체적 장애로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에게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하는 제도다.

올해 기준근로자 근로 능력 대비 30%이상 낮은 경우(기존 10%)로 근로 평가 기준을 강화했음에도 3분기까지 접수된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신청 7,424건 중 단 229건을 제외한 7,195건(96.9%)이 승인되는 등 여전히 많은 중증장애인이 최저임금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장애계 일각에서는 끊임없이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6년 기준 중증 장애인 평균 시급은 일반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896원으로 조사됐다”며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제도가 장애인 노동자들의 저임금을 고착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무턱대고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을 폐지할 경우, 오히려 장애인들의 고용불안과 둔화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때문에 중증장애인도 보장받아야 하는 적정 임금과 지급 가능한 임금 간 격차를 고려해 제도를 개편하는 쪽으로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4.19 대책 발표를 통해 고용노동부는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격차를 해소하고 근로 의욕을 고취할 수 있도록 사업주 지원 위주의 방식을 벗어나 장애인 노동자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중증장애인들이 일자리를 유지함에 있어 발생하는 사회보험료, 출‧퇴근 비용 등 추가 비용의 일부를 보전하는 방안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장애계는 중증장애인들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조호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국장은 “보호작업장에서 근무하는 중증장애인들은 한 달에 몇만 원 밖에 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장애인과 비교해 업무의 양을 따질 것이 아니라 장애가 있음에도 본인의 능력치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정부 지원을 통해서라도 최저임금 수준의 소득은 보장해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이어 “해외 몇몇 나라처럼 최소 생계 유지에 필요한 금액만큼 장애수당이 뒷받침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수당이 전혀 지급되지 않는 상태에서 급여가 교통비 정도 밖에 안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제”이라고 말했다.

김재익 굿잡자립생활센터 소장 역시 "발달장애인의 생산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장애인이라고 해서 최저임금 지키지 않는 것은 UN의 권고를 무시한 인권 유린"이라며 "무조건 사업주에게 부담을 전가하기 보다 노동부와 복지부가 절반씩 예산을 부담해, 연금 형태의 기본 소득을 보장해쥐야 한다"고 주장했다.

■ 쟁점2 : 의무고용률 달성 방안

정부는 양질의 장애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장애인 고용 의무를 확실하게 이행하도록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의무이행을 지키는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이 담겨있다.

현재 ‘장애인 고용부담금’의 경우 의무이행률이 낮은 기업이 부담금을 더 많이 내는 이행수준별 부담금 가산제만을 시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일정 규모 이상 대기업의 경우 부담기초액 자체를 차등 적용하는 ‘기업규모별 부담금 차등제’를 도입하고, 이행수준별 가산율도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장애인 고용이 법정 의무고용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 명단 공표를 실시하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이들 기업에 대해 명단공표 전 ‘고용개선계획’ 제출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장애계는 여전히 턱 없이 부족한 대책이라고 지적한다. 근본적으로 장애인 고용부담금 액수 자체를 대기업이 부담을 느낄 만큼 대폭 높이지 않는 한 의무고용제는 유명무실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자산 총액 10조 원 이상 대기업 집단 상위 30곳 중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2017년 30대 기업집단 별 장애인 고용부담금 징수현황(출처=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실)
2017년 30대 기업집단 별 장애인 고용부담금 징수현황(출처=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실)

반면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은 30대 그룹이 지난 한해 납부한 부담금은 1,196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부담금이 크지 않다보니 기업들은 장애인을 고용하는데 애쓰기보다 돈을 내버리는 쪽을 택하고 있다.

조호근 국장은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지금보다 10배 이상 늘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책”이라며 “부담금이라는 말 자체가 기업에 부담을 줄 만큼의 금액이라는 뜻인데, 삼성전자가 장애인 1명을 고용하지 않았을 때 내는 158만 원의 부담금이 과연 얼마나 부담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무엇보다 정부는 기업들이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는지 이유를 명확히 알고 대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

조 국장은 “기업 인사담당자와 상담 해보면 장애인 1명을 고용하기 위해서 수반되는 비용이 너무 크다보니 엄두가 나지 않는 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 예컨대 전동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을 뽑게 되면, 동선 확보를 위해 회사에 전반적인 인프라 개선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애로사항이 해결될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부는 대기업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 설립 활성화를 위해 자회사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 자체가 대기업과 동일한 근로 조건도 보장되지 않으면서, 근로자의 99%가 장애인으로 이뤄져 있어 또 다른 시설화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장애계의 화두인 탈시설, 자립 보장 등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조 국장은 "기업 내 장애인 비율이 10%내외로 이뤄져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정부가 추진해야 할 올바른 장애인 일자리 정책 방향"이라며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이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있겠지만 절대 주인공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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