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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종화 삼육대 교수 "장애인 일자리, 질적 개선 필요"
[인터뷰] 정종화 삼육대 교수 "장애인 일자리, 질적 개선 필요"
  • 김현우/송수연/전향미 기자
  • 승인 2018.11.27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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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일자리, 편견과 차별을 넘어⑥

[컨슈머치 = 김현우 송수연 전향미 기자] “장애인 일자리, 양도 중요하지만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

삼육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종화 교수의 말이다.

이어 그는 “장애인도 고급 인력으로 키워 고부가가치 일자리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종화 교수는 현재 사단법인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 수석부회장, 삼육대학교 장애인‧노인 자립지원종합연구소 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차별이 심했던 1990년대부터 장애인이 동정의 대상이 아닌 동등한 존재라는 사실과 장애인 자립생활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앞장서 왔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 ‘자랑스러운 한국장애인상 시상식’에서 비장애인으로서 복지교육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컨슈머치>는 지난 10월 11일 삼육대학교 사무엘관에서 정종화 교수와 장애인의 고용 현실과 대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종화 삼육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사진=송수연 기자)

Q. 국내 장애인 고용 상황에 대해 평가한다면.

장애인에게 최고의 복지는 고용이다.

장애인을 단순히 보호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보고 자립을 시키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으로 봤을 때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가 돌봐주면 그만이지만, 보호에서 더 나아가 교육과 고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때문에 단순 반복 업무만 제공하는 ‘보호작업장’과 장애인 보호 역할에 그치는 ‘장애인 복지관’, ‘재가복지센터’ 등을 개편해야 한다.

Q.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까.

보호작업장이 필요한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생각한다.

본래 보호작업장은 발달장애인 등 일반 고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을 위한 직업재활시설이다.

하지만 여기에 고용된 장애인은 최저임금에 한참 못 미치는 급여를 받는데다 작업도 단순 반복 업무 위주라 제대로 된 직업 훈련이 이뤄지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생산성이 크게 떨어져 돈 먹는 하마 취급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발달장애인이나 지적장애인을 위해 보호작업장이 여전히 필요성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려면 생산성이 높은 아이템을 선정하고 유통·판매를 책임져 줄 기업과 연계하는 생활작업장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보호작업장의 개편과 더불어 장애인 복지관, 재가복지센터 등의 역할을 아우를 수 있는 ‘커뮤니티케어’가 필요하다고 본다.

커뮤니티케어 안에 소규모 그룹 홈, 체험 홈, 주택통근기숙사와 같은 시설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장애인들이 자신에게 맞는 직업 교육과 직무를 제공받고 자립을 이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문재인 정부의 장애인 고용 정책은 어떻게 보는지.

현 정부의 첫 번째 공약은 일자리 만들기다. 그만큼 '장애인 고용활성화’를 위한 정책들도 국정 과제에 다수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실천과제 내용이 명확하지 않았고, ‘장애인 일자리'에 관한 세부 정책은 빠져 있었다. 

더불어 중증장애인 고용 문제, 직업재활시설의 정상화, 장애인 최저임금 보장 문제 등 현안에 대한 부처간 협의도 부족해 보인다.

임기 초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장애인, 장애인을 막론하고 일자리의 질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보면 과거 노무현 정부와 맥을 같이하는 측면이 있는데, 문제는 일자리의 질적 향상보다는 양을 늘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노무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 이후 기간제고용 노동자(임시직, 계약직, 일용직 등)와 간접고용 노동자(파견, 용역 등) 등 비정규직들이 늘어났고 대학을 나와도 120만~140만 원의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평가한다.

일자리의 질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양만 늘리는 정책에 대한 결과는 이미 나와 있는 셈이다.

장애인 일자리 정책도 예외없이 양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고급화된 직업 훈련과 고용 시스템을 통해 제대로 된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하다.

Q. 제대로된 일자리는 무엇인가.

예를 들면 반도체에 필요한 대규모 직접회로(LSI)를 그리거나 소프트웨어 제작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직업들이 있다.

비록 몸이 불편하더라도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다면 이러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데다, 최근에는 키보드와 마우스 등 입력기기를 사용할 수 없더라도, 인공지능(AI)를 통해 작업할 수도 있다.

또한 재택근무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동에 제약이 있는 경우에도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실례로 일본의 소프트웨어 개발사, 게임 제작사들은 일주일에 단 하루 또는 이틀 출근해 회의를 하는데, 이마저도 화상회의로 대신할 때도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있는 장애인이라면 충분히 비장애인 수준의 높은 급여를 받으며 일 할 수 있다.

정종화 삼육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사진=송수연 기자)
정종화 삼육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사진=송수연 기자)

Q. 장애계 화두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 폐지는 어떤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대부분의 장애인이 종사하는 제조업은 최근 생산단가가 높아지며 기업의 이익이 크지 않다. 장애인 고용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여기에 최저시급 적용 제외 조항을 폐지해 모든 장애인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면 고용 둔화 현상은 불 보듯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일한 업무, 동일한 급여를 받는다면 어느 기업이 장애인을 뽑겠는가.

무작정 폐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장애인의 능력이나 유형에 따른 기준 마련은 필요해 보인다. 장애인이라고 무작정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시키는 것은 차별이다.

Q. 그렇다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만한 대안은.

쿼터제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현행 장애인 의무 고용제도는 민간기업의 경우 50인 이상 기업에서 총원의 2.9%만큼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는데 쿼터제는 기업 규모에 따라서 장애인 고용 규모를 할당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A기업의 매출이나 이익 등 경영 성적에 따라 장애인 고용 규모를 정하는 것이다.

총 직원 수에 대한 비율보다 기업 규모에 따라 장애인 고용 규모를 정하는 편이 더 현실적이다. 또한 기업의 이익금에 대한 사회공헌이라는 명분도 줄 수 있다.

장애인 의무 고용제는 사실상 기업들이 지키고 있지 않아 문제가 많다.

쿼터제를 통해 기업들의 장애인 의무 고용률이 높아진다면, 장애인 취업률도 비장애인 수준의 취업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Q. 그 외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문제도 완벽한 해결책이 있을 수는 없다.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의 인식 개선도 뒷받침 돼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청소업체는 지적장애인이 수천 명이 고용돼 있으며,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급여를 받는다.

일본 기타큐슈(北九州) 시가 이를 벤치마킹했는데 시행 초기 장애인 부모들이 “우리 아이가 쓰레기를 치워야 하냐”며 반대했다.

비장애인들도 취업이 힘든 시대다. 완벽한 일자리를 모든 장애인이 가질 수 없다.

정부를 비롯한 사회의 노력을 통해 마련된 더 나은 일자리라면 적당한 선에서 타협과 함께 나아가야 장애인 일자리 정책의 발전도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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