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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 그냥 멋이 아니라구요" 몸에 새긴 이야기
"타투, 그냥 멋이 아니라구요" 몸에 새긴 이야기
  • 송수연/김은주/전향미 기자
  • 승인 2018.10.1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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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타투, 예술과 불법 사이⑬

[컨슈머치 = 김은주 송수연 전향미 기자] 타투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단순히 예쁘고 멋있게 보이기 위함이 타투를 하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피부에 수천 번 바늘을 찔러 상처를 내는 과정에서 제각각의 사연과 의미를 담아 타투를 새기는 사람들도 있다.

나를 위해서, 또는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서, 또는 사랑하는 무언가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 그들은 타투를 새겼다.

■지울 수 없는 콤플렉스, 타투 통한 치유

타투를 통해 상처를 이겨내고 당당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걸그룹 씨스타 출신의 효린이 그렇다. 그녀는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배에 십자가 모양의 타투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뮤비 캡쳐 이미지)
출처=뮤직비디오 이미지

“어릴 적 받은 두 번의 수술로 생긴 배의 흉터가 콤플렉스로 자리 잡아 이를 가리려고 커버(Cover Tattoo)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복수가 찬 상태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있다가 소아암 판정을 받은 뒤 담도폐쇄증, 장중첩증 등의 큰 수술을 거치며 배에 큰 흉터를 얻게 됐다.

효린은 "이전에는 흉터 때문에 약간 웅크린 자세로 다녔는데 타투를 하고 나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한다.

이처럼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는 흉터나 화상의 흔적을 가리기 위해 타투를 하는 이들에게는 타투가 치유를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현업에 있는 타투이스트들도 화상, 각종 상처를 커버하기 위해 오는 손님이 잦다고 말한다.

타투이스트 주다스는 “상처뿐 아니라 어린 시절 잘못 받은 타투나 질이 안 좋은 타투를 커버하기 위해서 찾아 와 부끄럽거나 가리고 싶었던 과거나 그 시간을 지우기도 한다”면서 “커버 타투를 받은 손님이 스스로 가리고 숨겼던 것을 노출시키면서 자신감을 회복한 모습을 여럿 봤다”고 말했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영국에서는 탈모 등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 일부 남성들이 얇은 점을 찍는 타투 시술을 통해 마치 짧은 스포츠머리를 한 것 같은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 역시 본인의 콤플렉스를 타투로 치유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가족, 친구, 반려견 등 소중한 추억 새겨

사랑하는 가족, 그리운 사람, 혹은 잊을 수 없는 대상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 타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홍대의 한 타투이스트는 가족의 의미를 담은 타투를 새기고 갔던 고객이 생각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흉터를 가리기 위해 찾아 왔는데 단순한 흉터가 아니었다”며 “부모님에게 장기 이식을 하면서 생긴 수술 자국이었는데, 그 수술 자국이 보기 싫어서가 아니라 이를 더 기억하고 추억하고 싶어 찾아왔다”고 그날을 회상하며 말했다.

수술 자국 위에 그려진 타투는 부모님의 초상화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 연예인도 가족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나 친구, 반려견 등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자신의 몸에 새긴다.

래퍼 치타는 한 방송을 통해 자신의 몸에 세 개의 타투가 있다고 밝히면서 “내 눈이 보이는 이 곳(왼팔)에 아버지의 얼굴을 새겼다”고 고백했다. 또 “지금은 아버지가 안 계시지만, 아버지와 항상 함께하고 싶었다. 내가 무대 위에 있을 때, 내가 보는 것들을 아버지와 함께 보고 싶어 아버지를 새겼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자신의 신념과 종교를 담기도 하고 특정 대상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를 자신의 몸에 새기기도 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한 잉글랜드의 국가대표인 라힘 스털링(맨체스터시티 소속)은 ‘소총’을 몸에 새겨 총기 찬양론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스털링이 자신의 몸에 소총을 그려 넣은 이유는 그가 2살 때 괴한이 쏜 M16 소총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으로 밝혔다.

자신의 아버지를 숨지게 한 총기를 절대로 자신의 손에 대지 않겠다는 다짐을 타투로 표현했다는 사연이다.

스털링은 “내가 2살 때 아버지가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고, 이 일로 나는 평생 동안 총을 만지지 않기로 결심했다”면서 “이 타투는 내게 깊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자들 위해 했으니 의미 있죠”

“이거 한 번 만져보세요, 오돌토돌 올라온 게 보이죠? 수강생들이 한 겁니다”

타투이스트 이안의 말이다.

자신의 팔에 새겨진 타투를 보여 주며 그는 “이렇게 오돌토돌 살이 올라오면 보통 살이 터졌다고 얘기합니다. 아직 서툰 수강생들이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라고 설명하면서 “수강생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내주는 것은 본인에게 큰 의미”라고 소개했다.

보기에 좋은 타투가 아닐지라도 아끼는 제자가 실제 피부에 시술을 하면서 좋은 타투이스트가 되는 밑거름이 된 증거기 때문에 수강생들의 문신은 그에게 큰 기쁨이다.

타투이스트 주다스도 자신의 몸을 수강생들에게 내준 대표적인 선배 타투이스트다.

주다스는 “직접 피부에 하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더 많은 수강생을 위해 하고 싶은 타투를 참고 타투할 자리를 아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이들에게 새겨져 있는 몇몇 미숙한 타투는 이들의 보람이자 제대로 된 후배 양성을 위한 흔적이다.

■뿌리를 찾으러 와서 남긴 타투

7년 전이다.

언젠가 미국으로 입양됐던 한 소녀가 어느 덧 미국에서 혼인까지 하고 한국을 찾아왔다.

조명신 탑클리닉 원장이 직접 소개한 이 사연은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를 찾으러 한국에 온 그녀가 한국에서 느꼈던 것을 영원히 새기는 방법으로 타투를 택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입양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온 이 여인은 인사동에서 한국의 소박한 아름다움에 매료됐고 그녀의 마음에 꼭 드는 작은 책갈피도 하나 구매했다.

그 책갈피에 있는 그림은 그녀가 보기에 너무 아름다웠다.

조 원장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그녀는 책갈피에서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과 처음이지만 왠지 낯설지 않은 이 나라를 대변하는 어떤 느낌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아름다움에 빠진 그녀는 책갈피에 있는 그림대로 타투가 가능한지 여러 번 문의했고 고민 끝에 타투를 받기로 했다.

도안은 선홍색 꽃이 흐드러지게 표현된 그림 속 ‘쌍희 희’자가 수놓은 것으로 결정했다.

조 원장은 “예로부터 ‘쌍희 희’자는 경사가 겹치는 일처럼 기쁨이 가득하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는 데 그리운 한국에서 멋진 도안으로 작품을 남겼으니 그만큼 행복한 방문이 됐으리라 믿는다”고 그날을 기억했다.

■"장기기증 희망" 소방관의 타투

최근에는 현직 소방관이 자신의 왼쪽 가슴에 새긴 남다른 타투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출처=타투이스트 박민솔 씨 인스타그램)
출처=타투이스트 박민솔 씨 인스타그램

타투이스트 박민솔 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공개한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해당 사진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면서 화제를 모았는데 사진의 주인공은 세종소방서에 근무 중인 임경훈 소방관이었다.

임 소방관 왼쪽 가슴 위에 심전도 마크와 '나는 장기/조직 기증을 희망합니다' 'Korea Fire Fighter(대한민국 소방관)'라는 문구의 타투를 새겼다.

그는 이미 장기 기증 희망 등록을 해놨음에도 급박한 상황이 닥치면 최대한 알아보기 쉽게 직접 몸에 타투를 새기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가 있습니다”

타투는 뚜렷한 목적성을 가질 때도 있다.

(출처=이미저/레인구스)
출처=이미저/레인구스

한 여성 청각장애인의 귀 밑에 ‘음소거’ 표시의 타투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목적은 분명하다. 자신이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굳이 말 하지 않아도 자신이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재치와 아이디어를 담은 타투를 선택한 것이다.

사진 공유 사이트 이미저(Imgur)에 레인구스(raingoose)라는 아이디로 해당 타투를 공개한 이 여성은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다 친절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어 귀 아래에 문신을 새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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