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게임업계에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포괄임금제 폐지 바람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스마일게이트 노조인 ‘SG길드’는 포괄임금제 폐지를 비롯해 단체협약 전문 포함 83개 항에 대해 사측과 잠정 합의했다.
이미 3N 중 넥슨과 넷마블이 포괄임금제 폐지에 잠정 합의 했으며, 엔씨소프트도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펄어비스, 웹젠, 위메이드 등 중견 업체 역시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근로 등에 대한 시간 외 근로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 지급하는 제도다. 게임업계는 이를 관행적으로 도입하고 있었다.
업데이트나 게임 출시 등을 앞두고 장시간 근무하는 이른바 ‘크런치 모드’가 존재해 정확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때문에 게임업계 근로자들은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야근을 해도 추가 수당을 받기 어려웠다고 지적한다.
사실 포괄임금제는 연장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따로 수당이 정해져 있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에 영업이나 운송, 경비 등 외근이 많고 근로시간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업종에 적용됐던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근로자들이 추가 근무가 진행돼도 정해진 기본급여 이상을 받을 수 없어, IT‧게임업계처럼 일정 기간 동안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근로자들은 제대로 된 수당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근로시간 외에 연장, 야간 근무하는 것에 대한 수당도 연봉에 미리 반영한 것이 포괄임금제”라며 “신작 출시 등을 앞두고 야근을 해도 임금포함분 외엔 전혀 책정되지 않으니, 결국 공짜로 근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포괄임금제로 인해 장시간 근로에도 적절한 수당을 받지 못하면서 포괄임금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한편 폐지 후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타난다.
폐지로 인한 임금 상승분이 당장 게임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이 때문에 게임 출시 속도가 더뎌지거나, 게임의 사업성에도 영향을 미치면 궁극적으로 업계의 활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출시 일정을 맞추면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준수하면 기존 인원들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하거나, 인력을 충원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유행이 빠르게 변하는 업계 특성상 시장에 새로운 게임을 계속해서 내놔야 하는데, 게임 출시를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신작 출시나 업데이트 등으로 근로시간이 몰리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포괄임금제 폐지와 주 52시간 근무시간 제도로 인해 신작 출시가 지연이 될 가능성도 있으며, 인건비에 대한 부담도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업무 만족도와 효율성 증대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대부분의 업체가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추세다”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포괄임금제 폐지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괄임금제 지도지침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포괄임금제 오·남용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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