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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질병' 규정되나…게임업계 우려 커져
게임중독, '질병' 규정되나…게임업계 우려 커져
  • 김현우 기자
  • 승인 2019.05.2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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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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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게임 중독’이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지에 대한 여부가 이르면 27일께 최종 확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업계는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될 경우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 게임 산업이 위축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게임업계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WHO는 20~28일까지 스위스에서 세계보건총회를 개최하고,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11) 개정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ICD란 알려진 모든 질병 종류와 이에 따른 신체 손상 정도를 나눠놓은 지침이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보건의료 정책의 핵심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ICD-11에서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될 경우 세계 각국은 WHO의 권고사항을 바탕으로 새로운 질병코드 정책을 시행하게 된다.

의학계에 따르면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될 지 여부를 담은 ICD-11은 원안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게임 중독의 질병 분류는 당초 지난해 지정 계획이었으나, 이를 1년 유예한 것이다. 이번 총회 자체가 관련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인 만큼 돌이키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약 5년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22년 1월부터 공식 질병으로 분류된다.

국내 게임업계는 게임 중독 질병 등재에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문체부,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29일 WHO에 게임중독의 질병 지정을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청소년 게임 과몰입은 부모의 강압적인 양육 태도나 학업부담, 집단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게임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 업계가 나서서 게임 중독의 질병 등재를 반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게임 산업이 효자 산업이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연간 13조 원에 달한다. 이는 세계 4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특히, 게임 산업은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만약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될 경우 게임 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WHO 개정안이 통과되면 게임 산업에 대한 세계적 규제가 강화되면서 2023년부터 3년간 한국 게임 산업이 입게 될 경제적 손실은 최대 1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뿐만 아니라 위정현 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가 개발국가로서 소멸할 것에 대해 우려했다.

게임 중독의 질병 분류로 게임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경우, 하나 혹은 두 가지 만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여력의 중소 개발사들이 전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3N(넥슨·넷마블·NC소프트)으로 불리는 대형사들 또한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자체 게임 개발을 포기하고 저렴한 중국산 게임을 들여와 서비스(퍼블리싱)만 할 가능성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게임개발사들은 질병을 퍼뜨리는 범죄자가 되는 것”이라며 “사회적인 인식이 나빠지면 국내에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질텐데, 어느 회사가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며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업체의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만 10세부터 만 65세까지 인구 중 70.3%가 게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모두가 잠재적 정신질환자는 아니지 않느냐”며 “뭘 기준으로 게임 중독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부족한 상황에서의 게임 중독 질병 분류는 결국 게임 산업을 탄압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밝혔다.

한국게임산업협회 한 관계자는 “한국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나라인데 WHO에서 질병으로 지정되면 인식이 더욱 나빠질까 우려된다”며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이런 인식이 굳어지면서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종 발표가 나오면 미국 등 세계게임협회 등과 협력해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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