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지금 계약해도 차량 수령까지 최소 10개월이 걸리는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고객들이 신경 쓰여서 서둘렀던 탓일까, 현대차 팰리세이드에서 갖가지 결함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25일 보배드림 등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현대차 팰리세이드에서 에바가루와 차량 대시보드가 녹는 현상을 비롯해 블랙아웃 현상 등 운전자 안전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결함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에바가루 휘날리는 팰리세이드

팰리세이드에서 에바가루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팰리세이드가 고객에 인도되기 시작한 작년 12월 중순이 지나고 차량 송풍구에서 인체에 유해한 ‘에바가루’가 흘러나온다는 소비자 제보가 나타난 것이다.

실제 네이버 공식 동호회 ‘팰리세이드 동호회’나 보배드림 등에 게재된 게시글을 통해 에바가루가 대시보드 등 실내에 앉아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일부 차주들은 제조사 공식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해 확인한 결과 ‘에바가루가 맞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에바가루는 송풍구로 내보낼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내기 위해 주변 열을 냉각시키는 역할을 하는 증발기(에바포레이터)의 구성품인 알루미늄판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루미늄판에 처리된 코팅제가 제작 공정 불량으로 인해 수분기와 결합 후 산화해 에바가루가 발생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 분석 결과 에바가루의 주성분은 수산화알루미늄인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정에서 독성물질로 분류한 수산화알루미늄은 신체에 미량 유입될 경우 메스꺼움이나 구토, 변비 등 증상을 유발한다. 과도한 용량을 섭취할 경우 몸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신장구룻병이나 폐기능이 저하하는 폐섬유증 등 중병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당시 현대차 관계자는 “해당 부품 공급사인 두원공조에서 문제가 된 공정을 이미 개선했다”며 “차량 운행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팰리세이드(출처=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출처=현대자동차)

■ 대시보드 녹는 현상도 발견…“녹은 표면 전면 유리창에 반사돼 위험할 수 있어”

팰리세이드의 결함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보배드림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대시보드가 녹았다”는 내용의 글들 또한 게재되고 있다.

지난 24일 보배드림에 해당 현상을 알리는 글을 게재한 소비자 A씨는 “먼지를 닦기 위해 대시보드 위를 극세사 타월로 문질렀는데 끈적임이 느껴지더니 표면이 녹았다”며 “대시보드에 손바닥을 갖다 대니 쩍쩍 달라붙을 정도로 끈적였고 표면이 변색되거나 벗겨지는 현상도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뜨거운 날씨 탓에 대시보드가 녹은 것으로 추정한다.

정비업체 한 관계자는 “대시보드가 녹으면서 부풀어 오를 경우 표면이 전면 유리창에 반사돼, 시야를 방해할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정식으로 보고된 내용이 없는 상황”이라며 “해당 차량이 서비스센터에 입고되면 본사로 연락을 주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 정차 중 차량 내부 등 나가는 ‘블랙아웃’ 현상까지 보고

앞서 두 가지 결함이 간접적인 형태로 운전자 안전에 위협을 끼친다면, 이번 결함은 보다 직접적으로 운전자 안전에 위협을 끼친다.

국제뉴스 보도에 따르면 팰리세이드의 차주인 한 소비자는 신호 대기 중 ‘블랙아웃’ 현상을 겪었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A씨가 최초로 블랙아웃 현상을 경험한 때는 차량을 인수받은 바로 다음날이다.

주차장에서 정차 중 ‘블랙아웃’ 현상을 경험한 것인데, 당시 차량 전원이 꺼진 것을 확인했던 그는, 신차를 조작하던 중 자신의 실수로 발생한 것으로 치부하고 넘어갔다.

두 달 뒤 A씨는 가족을 탑승시키고 주행하다 또 한 번 ‘블랙아웃’ 현상을 경험했다.

신호 대기 중 ISG(Idle Stop&Go) 기능이 작동하면 엔진만 멈춰야 하는데, 경고 문구가 표시된 후 차량의 모든 전원이 나가버린 것이다.

A씨는 “차 안이 온통 암흑이었고, 각종 버튼을 눌러 보았으나 변화가 없었다”라고 당시 경험담을 설명했다.

블랙아웃이란 전기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전력시스템이 아예 작동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차량의 경우 계기판이나 전자식 변속 버튼, AVN(audio, video, Navigation) 등 온갖 전자 장치들이 먹통이 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최근 각종 차량 장치가 전자화되면서 블랙아웃 현상이 발생할 경우 운전자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술한 결함 사례 외에도 보배드림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찍힘 현상, 도장 결함 등 사소한 결함에서부터 주행 중 시동이 꺼지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고등 등 중대한 결함까지 많은 사례가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팰리세이드 제작 물량을 늘리기 위해 이른바 ‘날림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현대차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제작 공정 일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다 보니 일정 부분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결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