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10’과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를 선보인다.

사 측은 갤럭시노트를 먼저 선보이고, 갤럭시폴드를 뒤이어 출시하는 것으로 일각에서 우려하는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을 방지하려 한다. 삼성전자의 전략대로 갤럭시노트와 폴드 모두 성공할 수 있을까.

2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전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되는 갤럭시폴드가 국내 시장에 등장하는 것은 9월 18~20일로 예상된다. 갤럭시노트10의 출시일은 그보다 한 달가량 앞선 오는 8월 23일이다. 많은 소비자가 관심을 두고 있는 두 모델이 하반기 한 달 간격을 두고 시장에 등장하는 것이다.

관심은 비슷한 시기 등장하는 갤럭시노트와 폴드가 삼성전자에 ‘윈윈효과’를 가져올지, 아니면 제살을 깎아먹는 ‘카니발리제이션’이 발생할지에 쏠린다.

갤럭시 폴드 5G(출처=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5G(출처=삼성전자)

갤럭시폴드는 출시를 확정지을 때부터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디스플레이를 접을 경우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지만 이를 펼치면 태블릿PC와 맞먹는 크기로 사용자로 하여금 지금까지 경험할 수 없었던 몰입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또 경쟁사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디스플레이를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보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인폴딩’ 방식의 갤럭시폴드는 국내 소비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갤럭시폴드의 출시를 기다려왔다.

그러나 디스플레이와 힌지 등 하드웨어 주요 부품에서 결함이 발생했고, 당초 출시 예정일이었던 4월 출시는 물 건너갔다. 삼성전자조차 “몇 주 내로 새로운 출시일을 공지하겠다”라고 밝힐 뿐 정확한 날짜를 지정하진 않았다.

갤럭시폴드를 향하던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차 낮아질 무렵인 지난 25일, 삼성전자는 비로소 갤럭시폴드의 출시일을 오는 9월로 예고했다.

갤럭시폴드 출시소식에 업계와 소비자 모두 열광한 반면, 갤럭시폴드로 인해 하반기 전략 모델인 갤럭시노트10의 관심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그도 그럴게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패블릿 스마트폰 장르를 개척한 상징적인 모델이자, 그동안 삼성전자 IM부문의 하반기 실적을 견인해온 모델인 만큼 비교적 성공이 보장된 모델이다.

특히,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삼성전자는 발 빠른 대응을 통해 노트시리즈에 대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충성고객을 양산하기도 했다.

또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 등의 이유로 삼성전자 IM부문에 위기가 닥쳐온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 IM부문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조3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이는 전술한 갤럭시노트7 사건이 있었던 2016년을 제외하고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갤럭시노트10의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다.

반면, 갤럭시폴드는 삼성전자에 있어 ‘새로운 도전’이다. 그것도 시작부터 삐걱댄 불완전한 도전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 출시할 갤럭시폴드는 문제로 지적된 하드웨어적 결함을 보완한 만큼 자신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앞선 품질 논란 등으로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욱이 갤럭시폴드의 가격이 S시리즈나 노트시리즈보다 100만 원가량 높은 230만 원대 인 것으로 알려지며, 일부 소비자들은 갤럭시폴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반응만큼은 확실하다.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갤럭시폴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단순히 관심을 뺐기는 것이 아니라 갤럭시폴드가 갤럭시노트10의 시장을 잡아먹는 ‘카니발리제이션’까지 우려한다. ‘집안싸움’을 우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 같은 우려에 “두 모델의 역할이 서로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두 모델의 ‘역할 분담론’을 꺼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갤럭시폴드는 기존 스마트폰과 완전히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했다. 갤럭시노트10에 대해서는 “S펜이 이전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카니발리제이션보다는 두 모델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예약판매 기간을 합쳐서 한 달 안에 성적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다”며 “갤럭시폴드가 한 달 뒤에 출시하면 그동안 갤럭시노트 판매를 끌어올리면서 갤럭시폴드에 대한 관심에도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100만대로 수준으로 예상된다. 수천만대가 팔리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영향을 주기는 미미한 수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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