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키오스크가 활용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장덕진)이 키오스크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화면 구성이나 조작 방법이 기기마다 달라 이용이 불편하고, 고령자‧장애인 등 디지털 약자층의 접근성도 낮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018년 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키오스크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는 총 96건으로, 업종 유형을 보면 ‘유통점포’가 35.4%(34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주차장’ 22.9%(22건), ‘외식업’ 15.6%(15건) 순이었다.

키오스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에게 최근 1년간 키오스크 이용 중 불편 또는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46.6%(233명)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키오스크(출처=한국소비자원)
키오스크(출처=한국소비자원)

키오스크 이용이 불편한 이유에 대해서는 키오스크 이용 중 ‘주문이 늦어져 뒷사람 눈치가 보임(52.8%)’, ‘조작 어려움(46.8%)’, ‘기기 오류(39.1%)’ 순이었다. 특히 60대 이상의 경우는 ‘조작 어려움(53.6%)’이 가장 불편하다고 응답했고, 다른 연령대에 비해 ‘주문화면의 작은 글씨’로 인한 불편이(23.2%) 상대적으로 많았다(복수 응답).

조사대상 8개 업종 중 키오스크 이용 시 가장 많이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업종은 ‘외식업’이었으며, 이어서 ‘유통점포’, ‘주차장’ 등의 순이었다(복수 응답).

업종별 피해 경험 유형을 살펴보니 ‘외식업’에서는 ‘주문 실수를 인지하지 못해 다른 상품을 받은 사례(93.9%)’가 가장 많았고, 대형마트 등 ‘유통점포’는 ‘상품변경 불가(30.4%)’, ‘주차장’은 ‘주차 할인 등 미적용(28.6%)’을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복수 응답).

설문조사 대상 500명의 키오스크 이용 만족도(5점 만점, 만점에 가까울수록 편리)를 평가한 결과, 전체연령의 평균 만족도는 3.58점이었고, 60대의 이용 만족도가 3.31점으로 가장 낮았다.

올해 2월에 개정된 키오스크 KS 표준 「무인정보단말기 접근성 지침」에서는 장애인이나 고령자도 키오스크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설계법을 제시하고 있다.

「동 지침」에는 '키오스크 표면에 이용 방법 안내, 폰트 크기 12mm 이상, 키오스크 화면 높이 최대 1220mm 초과 금지, 대체 콘텐츠 제공 등'이 명시돼 있으나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다.

이에 공공‧민간분야 키오스크 20대에 대해 키오스크 KS 표준에 규정된 설계 준수 여부를 확인한 결과, 60.0%(12대)는 키오스크 기기 자체 또는 첫 화면에 이용 방법을 표시하지 않는 등 해당 지침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중 70.0%(14대)는 KS 표준에 규정된 글씨 크기(12mm)보다 작았는데, 그 중 ‘외식업(4곳)’, ‘영화관(2곳)’ 및 ‘교통시설(3곳)’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글씨 크기가 특히 작아 고령자 등의 이용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청각장애인의 원활한 키오스크 이용을 위해서는 시‧청각 정보를 다른 감각을 이용해 파악할 수 있도록 대체 콘텐츠가 제공돼야 하지만, 조사대상 키오스크 모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시 및 음성안내가 없거나 부족했다.

특히 주차장 무인정산기(5대, 25.0%)는 직원과의 유일한 소통 수단이 ‘호출’ 버튼을 이용한 전화 통화여서, 음성을 인식하기 어려운 청각장애인은 소통이 불가했다.

인근에 직원이 상주하고 있는 다른 업종의 키오스크와 달리, 근처에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 주차장은 키오스크 이용 중 오류가 발생하거나 이용에 도움이 필요할 경우 대응이 어렵다.

또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키오스크 이용이 편리하도록 키오스크 화면 최대 높이를 1220mm 이하로 설치해야 하는데, 85.0%(17대)는 기준보다 높게 위치해 이용하기 어려웠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키오스크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키오스크를 설치‧운영하는 사업자의 정당한 편의 제공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아 개정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내년 1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키오스크 관련 개선의견으로는 설문 대상 500명 중 84.8%(424명)가 업종 또는 브랜드마다 다르게 설정된 키오스크의 주문 순서, 조작 방법 등 기능의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기기 이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원을 근처에 배치하거나 호출벨을 설치하는 등 편의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88.2%(441명)로 많아, 키오스크를 설치‧운영하는 사업자의 자율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유관부처에 업종별 키오스크 기능‧설계 표준화를 건의했고, 조사대상 사업자에게는 고령자‧장애인 등 디지털 약자층의 키오스크 접근성 개선을 권고했다"면서 "고령 소비자의 키오스크 이용 미숙으로 인한 소비자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맞춤형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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