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한의원 치료를 중단하고 남은 금액의 환급을 요구했지만 한의원은 환급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30대 여성 A씨는 한의원에서 두통, 기능성소화불량, 어지럼증 등을 진단받고 녹용 보약 프로그램 6개월을 계약한 후 351만 원을 지불했다.

A씨는 보약 1개월분 60팩을 수령 해 복용하기 시작했으나, 이전에 난소 물혹이 있었던 부위 통증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아 불안한 마음에 보약 치료를 중단하고 선납금의 환급을 요구했다.

한의원은 ‘치료 동의서’에 기재 된 환급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환급을 거부했고 A씨는 계약 체결 시 '치료 동의서'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서명하라고 안내받아 동의서를 대충 읽고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의원은 결제 당시 A씨가 장시간 숙고해 결제했고, 보약 치료 프로그램은 단순히 한 달에 한 번 보약을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생활 습관 등 치료와 관련된 자료를 제공하고 원활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당 환자에게 맞는 관리프로그램을 짜고 진행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10% 위약금 공제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약 (출처=PIXABAY)
한약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A씨는 1개월분 치료 비용과 위약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고 했다.  

A씨 계약은 의료계약으로 그 본질이 위임계약에 해당하므로 양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한의원은 A씨에게 A씨가 미리 납부한 진료비 중 해지일까지의 1회 검사와 1개월 분 보약 등에 따른 보수를 제외한 나머지를 반환할 책임이 있다.

다만, 한의원은 A씨 계약은 1개월 분 정가 65만 원짜리 녹용 보약 6개월 분과 1회당 5만원의 검사 7 회로 구성돼 있어 계약금액은 정상가 기준 425만 원이라고 주장하나, 「소비자기본법」 및 「소비자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환급금액은 거래 시 교부된 영수증 등에 적힌 물품 등의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A씨는 한의원이 주장하는 금액 425만 원에서 약 17.4% 할인된 금액인 351만 원의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1개월분 녹용 보약 비용은 65만 원의 17.4% 할인된 금액인 53만6900원, 1회 검사 비용은 5만 원의 17.4% 할인된 금액인 4만1300원으로 봐 57만8200원을 공제하는 것이 적절하다.

한편, A씨는 보약을 복용하고 나서 난소 물혹이 있던 부위에 통증이 발생했음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요청했으나, 보약 복용과 위 통증 발생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인정할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 치료 개시 이후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해지의 경우 총 치료비용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위약금으로 부과하고 있으므로 A씨는 계약 대금의 10%인 35만1000원을 위약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한의원은 A씨가 기납입한 351만 원에서 1개월분 녹용보약 비용과 1회 검사 비용 및 위약금을 공제한 258만800원을 A씨에게 환급해야 한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