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 제품명 및 회사로고 모방 사례 갈수록 늘어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한국 브랜드를 모방한 해외 짝퉁 브랜드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국내 업계 피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참일슬’, ‘너꾸리’, ‘코코파이’, ‘교춘치킨’, ‘SAMSUMG’ 등 언뜻 말장난처럼 느껴지는 이 모든 단어들은 중국에서 생겨난 모방 브랜드 이름이다.

한국무역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상품의 제품명이나 회사로고가 해외에서 모방당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상품의 국가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한국 상품의 불법 모조품 또한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촌치킨? 교춘치킨?

올해 초 인기리에 방영된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한국을 넘어 중국에서 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극 중 주인공들이 즐기는 ‘치맥(치킨과 맥주)’ 역시 중국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치맥 문화가 각광 받으며 국내 치킨 브랜드 ‘교촌치킨’ 상해 즈텅루점이 오픈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3배 이상 매출 증가를 기록하는 쾌거를 올렸다. 오픈 초기 중국인과 한국인의 비율이 비슷했지만 현재는 9:1로 중국 고객 비율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중국산 짝퉁 브랜드의 출현으로 인해 승승장구하던 국내 기업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교촌치킨을 교춘치킨으로 철자 하나만 교묘히 베껴 따라했을 뿐 아니라 메뉴 이름까지 동일 제품을 판매한 업체가 적발된 것.

이에 대해 교촌F&B 관계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에 도움을 받아 이미 대응을 끝마친 상태”라며 “권리 침해된 광고판과 포장들을 다 몰수했고, 브랜드명이나 로고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교촌치킨 외에 참이슬을 모방한 참일슬, 초코파이를 따라한 코코파이 등이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지적은 이미 수 년 전부터 나왔던 이야기다.

우리나라 기업의 브랜드 가치에 편승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해외 기업들의 상표권 침해 사례는 2000년대 부터 줄곧 제기 됐으나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현재 짝퉁 제품이 동남아에 수출까지 되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K-브랜드를 지켜라

결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무역협회와 특허청이 공동으로 지난달 25일 우리업체의 지식재산권(이하 지재권) 보호에 대한 인식 제고와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온라인 마케팅 및 지재권 대응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11월 26일 밝혔다.

이 설명회에서 지심특허법률사무소 유성원 변리사는 “해외에서 발생하는 모조상품 분쟁에 대비한 선제적 특허 출원은 매우 중요하다”며 “분쟁으로 인한 유사여부 판단 시 저명성이 높은 상품이 우선권을 갖기 때문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 박철용 e-거래알선센터장은 “중소 수출기업 중에는 전문인력 부족이나 비용부담 등의 이유로 지재권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면서 “지재권 문제는 경제적 손실 뿐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기업들의 피해 방지를 위해 특허청은 해외 모조품 유통, 현지 상표 무단 선등록 등 해외 지재권 관련 기업 피해상담 및 대응을 위한 ‘K-브랜드’ 상담창구를 마련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지난 12월 10일 국가지식재산위원회에서 확정․발표된 ‘K-브랜드 보호 종합대책’의 후속조치로 마련된 것으로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내 ‘지재권 분쟁 대응센터’가 해외 현지에서 발생하는 브랜드 침해에 대한 국내 기업지원창구의 역할을 하게 된다.

지재권 분쟁대응센터는 K-브랜드 종합상담을 통해 해외 현지의 브랜드 침해에 대한 기업의 피해사례를 접수하고 전문적인 상담으로 신속하게 대응방향을 제시해 주는 데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성창 산업재산보호지원과장은 “지재권분쟁대응센터의 K-브랜드 종합상담을 통해 우리나라 진출기업이 해외 현지에서의 지재권 침해나 분쟁에 대한 부담을 덜고 기업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 최대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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