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뿐 매장내선 별도 공지 없어…일부제품은 인상폭도 안알려

[컨슈머치 = 김예솔 기자] 지난해 말부터 버거킹을 시작으로 햄버거 프랜차이즈점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기 쉽게 공지하는 데에는 소극적이어서 원성을 사고 있다.

▶패스트푸드 3사 도미노 가격인상

   
 

맥도날드는 지난 23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89% 인상했다. 대상 품목은 버거류 10개, 아침메뉴 5개, 디저트류 4개 등을 포함해 약 100원에서 300원 가량 올랐다.

대표 메뉴 빅맥은 4,100원에서 4,300원으로 200원 올랐고,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는 기존 가격인 4,300원 그대로 유지된다.

롯데리아는 앞선 지난 16일 평균 3.0% 수준의 가격 인상을 진행했다. 롯데리아에서 판매 중인 버거류 14종, 디저트류 8종이 100~300원 올랐다. 대표 제품인 불고기버거 및 새우버거는 3,300원에서 3,400원으로 인상됐다.

버거킹은 지난해에만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해 업계와 소비자들에게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12월 버거킹의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는 와퍼를 비롯해 일부 햄버거의 가격이 200~400원 인상됐다.

와퍼는 기존 5,000원에서 5,400원, 와퍼주니어는 3,600원에서 3,900원으로, 불고기 버거는 2,700원에서 2,900원으로 올랐다.

당시 버거킹으로 인해 우려됐던 도미노 인상에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계획이 없음을 밝혔지만 올해 2월에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나섰다.

▶'가격 인상' 언론 보도했으니 매장 공지는 안해

문제는 버거킹, 롯데리아, 맥도날드 3사 모두 가격 인상 품목과 인상폭 등에 대한 내용을 고객들이 쉽게 볼 수 있는 매장 내에는 공지하지 않은 점이다.

이처럼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가격 인상 공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소비자들은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송파구에 사는 소비자 박 모 씨는 “뉴스를 통해 패스트푸드점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한 것은 알았지만 매장이나 홈페이지를 통한 공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게다가 언론에 보도된 몇몇 대표 제품을 제외하곤 정확히 어떤 제품이 얼마나 오른지 몰라 혼란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맥도날드 홈페이지 공지사항

실제로 3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한 결과 버거킹과 롯데리아는 가격 인상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고, 맥도날드만이 소비자들은 자주 방문하지 않는 '공지사항' 게시판을 통해 가격 인상을 알렸다. 

버거킹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프로모션, 가격 인상 등 소비자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정보는 우선 언론 보도를 통해 진행한다”며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에 모든 보도자료가 업데이트 되지 않았던 점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들은 언론을 통해 가격 인상 내용을 전달했으니 매장 공지는 굳이 할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도대체 어떤 제품이 얼마나 오른거야?

또 다른 문제는 언론을 통해 보도된 가격 인상 내용을 살펴보면 일부 제품 외에는 어떤 제품이 얼마나 가격이 인상됐는지 알 수 없어 소비자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롯데리아는 버거류 14종, 디저트류 8종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혔는데 버거 14종은 롯데리아의 전 버거 제품이다. 결국 몇 개의 디저트를 제외한 전 제품의 가격을 모두 인상했음에도 상세 내용은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

버거킹과 맥도날드 역시 마찬가지다. 각 사 대표 제품인 ‘와퍼’, ‘빅맥’ 등을 제외하면 나머지 제품은 가격 인상폭을 알 수 없었다.

맥도날드 측 관계자는 "제품 가격 인상 내용은 언론 보도를 통해 소비자에게 알렸다"며 "가격이 인상된 제품 중에서 대표 제품만 언급한 것이 맞다"고 답했다.

롯데리아 측 관계자 역시 "보도자료를 배포했기 때문에 매장 내에서는 별도의 공시는 없었으며 인상된 가격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에게만 매장관리자가 직접 설명ㆍ안내했다"며 "보도자료에는 가격이 인상된 제품을 모두 표시할 수 없어 일부제품만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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