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64만5천원 뻥튀기 할인율 69% 둔갑…오픈마켓 관리 부실 심각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신학기를 맞아 학용품, 전자제품, 가구 등 기획특전 이벤트에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이 할인 폭을 높여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2015년 SPRING 신학기가구 대전’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번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는 브랜드는 현대리바트, 한샘, 동서가구 등 총 10개 업체로 해당 브랜드의 가구를 10~60%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문제는 할인율이 높은 일부 제품의 정가가 해당 브랜드 홈페이지에 표기 된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 에보니아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49만5,000원(우)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 G마켓에서는 정상가가 114만 원(좌)으로 할인율 69%로 표시됐다.

이벤트 페이지 내에 가장 높은 할인율로 눈길을 끄는 에보니아 ‘피터 슈퍼싱글’의 할인 전 정가는 114만 원으로 표기돼 있으며, 69%로 할인 된 가격인 35만 원에 판매 중이다. 언뜻 값비싼 침대를 대폭 할인 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기회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에보니아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된 동일 상품의 정가는 49만5,000원 선으로 G마켓 이벤트에서 내걸은 정가 및 할인율에 커다란 차이가 존재했다.

뿐만 아니라 9만9,000원짜리 제품을 69% 할인해 3만 원에 판매하다고 있다는 ‘디오스 좌석의자’는, 해당업체 공식 홈페이지에서 3만6,000원짜리 제품을 25% 할인해 2만7,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다수의 제품들이 G마켓 이벤트에 적힌 판매가 및 할인율과 달랐다.

서대문구의 황 모씨(여, 36세)는 "조금만 발품을 팔아도 정상가가 차이나는 상품이 많아 이제는 오픈마켓에 표시되는 할인율을 곧이곧대로 다 믿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높은 할인율에 눈길이 한 번 더 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상 소비자들은 '에보니아'라는 가구업체 이름은 생소할지 언정 'G마켓'이라는 오픈마켓 브랜드에 대한 믿음때문에 해당 가구업체를 신뢰하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품을 판매한 G마켓은 전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해당 상품과 관련 G마켓이 관여한 정황이 없다면 제재 방법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측 설명이다.

G마켓 관계자는 "오픈마켓이다 보니 판매가는 판매자의 재량"이라며 "원래 판매가격과 할인율은 전적으로 판매자가 올리는 것이며, 우리는 그 부분에 대해 전혀 터치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G마켓이 주최하는 이벤트 행사인데도 확인을 안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우리가 주체적으로 판매자를 선별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행사 참여를 원하는 업체의 지원을 받는 것 뿐”이라며 “가격과 할인율은 전적으로 판매자가 결정해 올리고 있다”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상가격을 일부러 더 높게 기입해 소비자로 하여금 할인율의 폭을 커보이도록 만들었다면 표시광고법상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상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픈마켓에서 관여했다는 정황이나 증거가 없다면 오픈마켓 측을 따로 제재 할 방법은 없지만, 오픈마켓이 관여했을 여지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배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픈마켓의 판매자 관리 중요성에 대한 국내외 시각은 온도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중국 공상행정총국은 '알리바바 그룹에 대한 행정지도 백서'를 공개하면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타오바오'에 ‘짝퉁’이 범람하고 있으며, 알리바바 측은 행정지도 처분을 받았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판매자들의 실적 조작 및 후기 조작 등 소비자들의 신뢰에 크게 금이 가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지난해 11월 고점을 찍으며 승승장구하던 알리바바 주가가 최근 30%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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