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뜯지않으면 90일 이내 환불…구매 후 할인되면 차액적립까지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다국적 가구기업 ‘이케아’의 환불 정책이 여타 국내 기업들에 비해 소비자 지향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상륙한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의 환불제도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인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팔 때는 적극적이다가도 환불 및 교환을 요구할 때는 소극적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환불 받기가 무척 까다로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다국적 기업 이케아가 펼치는 환불 정책 중 소비자에게 유리한 규정들이 있어 이를 통해 국내 가구기업들의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입하고 보니 쓸모없는 제품이라면? 포장 뜯지 않은 제품은 90일 이내 반품 가능

누구나 비계획적인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구매 후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물품을 방치해둔 경험 한 두 번쯤은 있을 것이다.

순간적으로 당장 꼭 필요할 것 같아 구매했지만 사고 보니 그 필요성이 사라지거나, 단순히 마음이 변한 경우다. 결국 해당물품을 주변 지인에게 선물로 넘기거나, 중고로 되팔기도 한다.

이케아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용하지 않은 제품은 구입일로부터 90일 이내에 개봉 전 포장상태로 영수증과 함께 가져오면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고 공지하고 있다.

3개월 동안 포장도 뜯지 않고 창고에 놔둔 제품이라면 향후에도 사용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케아에서 제품을 구입했다면 이런 경우 주저할 것 없이 당장 환불 받으면 된다.

▶매트리스, 90일 이내 단순 변심 1회 교환 가능

민감성이 높은 제품군은 직접 사용해보기 전까진 자신에게 맞는 제품인지 알기 힘들어 선택함에 있어 더욱 신중함이 필요하다.

특히 어떤 광고에서 '과학'이라고 말할 정도로 허리와 척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침구류는 더욱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케아는 새로운 매트리스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테스트 기간을 두고있다. 90일간의 적응 기간을 염두에 두고 매트리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90일 이내에 다른 제품으로 1회 교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염되거나 손상된 경우가 아니라면 구매한 매장으로 영수증과 함께 구매했던 매트리스를 반품하고 새로운 매트리스로 교환 가능하다는 것이 이케아 측의 설명이다.

만약 90일 내에 매트리스 업그레이드를 원한다면 처음에 구입한 제품과 업그레이드 제품의 차액만을 결제하면 된다. 반대로 새로운 매트리스의 가격이 더 낮은 경우에는 이케아 환불카드에 차액이 적립되며 추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 이케아 환불 방침

▶얼마전 비싸게 구입한 물품이 지금은 할인 중? "아이고, 배야" 

2주 전 정가를 다 주고 구입한 제품이 지금은 대폭 할인 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차라리 모르면 몰랐지 알고는 속이 상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단순히 며칠 더 일찍 구매했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비싼 가격에 같은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것은 분명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다. 그렇다고 향후 할인해 판매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매 시일을 차일피일 늦추는 것도 합리적인 소비는 아닐 것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이케아는 제품 구입 후 14일 이내에 동일한 상품이 할인 판매되고 있다면 그 차액만큼 보상해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케아의 한 관계자는 “환불카드에 할인 된 차액만큼 적립금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케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다국적 기업 애플 역시 비슷한 환불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제품을 받고 14일 이내에 제품가격을 낮췄을 시 직접 방문하거나 연락하면 차액만큼 환불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가격차별', '일본해 지도' 등 여러 가지 구설수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케아 한국상륙작전이 단 3개월 만에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불편을 판다'는 경영 철학을 고수하는 이케아는 기존 국내 가구업체들과는 달리 설치와 배송 등 서비스를 줄이는 대신 가격을 낮추겠다고 나섰다.

이에 환불정책도 소비자 지향적인 방향으로 잡고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국내 가구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굴러 들어온 돌 '이케아'로 인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국내 가구업체들이 앞으로 어떻게 고객서비스의 방향을 잡아갈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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