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착향료…원료의 차이일뿐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없어

식품의약안전처가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식품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설문에 가장 많은 소비자들이 식품첨가물(34.5%)을 꼽았다. 이는 환경호르몬, 농약, 중금속 보다도 높게 나타난 수치다.

식품첨가물은 식품의 제조ㆍ가공을 위해 필수적이고 식품의 영향가를 유지시키거나 부패ㆍ변질ㆍ기타 화학변화 등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국민의 식품ㆍ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식약처는 국내에서 사용이 허용된 식품첨가물은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근거로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 물질로서 안심해도 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먹거리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소비자들로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는 식품안전사고 속에서 쉽사리 식품첨가물을 믿기 어렵다.

컨슈머치는 실생활에서 궁금했거나 화제가 됐던 식품첨가물을 진실을 알아보는 식품첨가물 기획 '앞만 보고 먹지마세요'를 준비해 식품첨가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한 식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주>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코카콜라에는 천연착향료가 펩시콜라에는 합성착향료가 들어있다. 뭐가 더 안전한 먹거리일까?

일반소비자들에게 ‘천연’이라는 문구가 주는 힘은 막강하다. 정확한 차이는 모르지만 '합성'착향료에 비해 더 안전하고 몸에 좋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포장지에 적힌 ‘천연’이라는 용어는 소비자를 가장 안심시키는 표현 중 하나다.

하지만 이는 선입견일 뿐 ‘천연'착향료라고 해서 무조건 ‘합성'착향료 보다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 바로 불편한 진실이다.

식품첨가물이란?…착향료(flavor)

냄새가 미각의 80~90%를 형성하기 때문에 식품의 향을 결정하는 휘발성 화학물질은 식품의 맛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쓰이는 화학물질 혼합물을 바로 ‘착향료(flavor)'라 부른다. 착향료는 많게는 100가지 이상 화학물질로 이뤄지는 복합 혼합물이다.

그 중 합성착향료는 여러 가지 화학 물질을 합성해 만든 향료이며 인위적으로 식품의 맛과 향을 내기 위해 만든 첨가물이다.

합성착향료는 방향성을 가지는 향료 성분 추출물에 부가적으로 알코올, 프로필렌글리콜 등 혼합용액, 유화제, 안정제, 부형제 등을 사용해 만든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즐겨먹는 아이스크림 혹은 과자 포장지 뒷면에 ‘바닐라향’, ‘딸기향’ 등 표시를 확인 할 수 있다. 이것이 합성착향료다.

바나나우유, 딸기우유에는 실제 바나나, 딸기가 1% 미만의 소량만 함유돼 있거나 아예 들어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가공식품에서 느껴지는 맛과 향의 대부분은 합성착향료로 맛을 낸다.

현재 세계적으로 2,000여 개 이상의 합성착향료 화합물이 있다. 이 중 딸기향은 합성착향료 화합물이 약 250종 이상, 포도향은 약 200종 이상 혼합돼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연착향료는 합성착향료 보다 더 안전?

대표적인 식품첨가물 중 하나인 합성착향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그에 비해 천연착향료는 상대적으로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쉽다. 적어도 합성착향료가 들어있는 식품 보다는 더 몸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천연착향료는 화학적으로 합성한 착향료 이외의 착향료를 말하는데 동식물성 물질에서 추출, 증류 등의 방법으로 얻는 정유 천연추출물로 향기를 부여하거나 증강하기 위해 사용되는 물질을 말한다.

EWG(미국환경연구단체, Environmental Working Group)는 천연착향료와 합성착향료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천연착향료 역시 합성 화학물질을 함유할 수 있다는 것.

 

천연착향료와 합성착향료의 주요한 차이점은 착향료 화학물질의 출처다.

천연착향료는 식물이나 동물에서 추출한 것이어야 하는 반면 합성착향료는 실험실에서 합성을 통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두 착향료의 실제 화학물질과 분자 화학 구조는 정확히 똑같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EWG 측 주장이다.

식약처 첨가물기준과 관계자는 “천연착향료가 합성착향료 보다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천연이라는 단어 때문에 소비자들이 그렇게 오해할 소지가 있지만 천연착향료라고 하더라도 결론적으로는 그 향을 내기 위해서는 특정 물질을 뽑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천연착향료가 원료 자체는 천연식물이지만 향을 뽑아내는 추출과정을 거치게 되면 합성착향료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착향료는 천연이든 합성이든 식약처에서 첨가물로 허용하고 있을 정도로 안정성이 보장돼 있으며, 식품에 들어가는 양도 극히 적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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