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35조' 화장품업계 새로운 블루오션…한류타고 고속성장 예약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제약사가 만드는 화장품’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뷰티와 의학의 결합으로 불리는 이른바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사업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평가되는 국내 화장품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코스메슈티컬’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

화장품(Cosmetics)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이뤄진 신조어 ‘코스메슈티컬’은 의학적으로 규명된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을 뜻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은 연간 성장률이 15~20%에 이를 만큼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현재 국내 코슈메슈티컬 화장품 시장규모가 약 5,000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국내 전체 화장품 시장규모(12조 원)의 4%에 불과하지만 성장이 둔화된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향후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코슈메슈티컬 사업을 주도하는 것은 화장품업계가 아닌 제약업계다.

제약업계는 최근 리베이트 규제 강화, 일괄 약가 인하 등 연이은 악조건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던 중 코슈메슈티컬 사업을 발견했고 이는 제약사들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됐다.

특히 제약사들은 기본적으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해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코스메슈티컬 사업은 한류 열풍까지 더해져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파이를 나누기 위해 뛰어든 제약업계와 기존 자리를 지키던 화장품 업계간 경쟁이 뜨겁다.

▶제약사가 만드는 화장품 ‘봇물’…매출 호조

대박 행진을 이어가는 코슈메슈티컬 산업에 제약사들이 푹 빠졌다.

   
▲ 동국제약 센텔리안24

동국제약은 지난해 4월 콜라겐 성분을 촉진해 주는 센텔라정량추출물을 핵심 성분으로 한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을 론칭한 뒤 두 분기동안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다.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은 지난 2013년 BB크림으로 유명했던 한스킨을 인수한 뒤 화장품 소재 개발에 집중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셀트리온은 한스킨의 사명을 ‘셀트리온스킨큐어’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으며 최근 TV광고, 홈페이지 개편 등 대대적인 브랜드 정비 사업에 착수했다.

일동제약은 일명 ‘전인화 화장품’으로 불리는 기능성화장품 ‘고유에’가 연 매출 133억 원을 달성했으며, 최근 론칭한 ‘퍼스트랩’까지 단기간에 시장에 안착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발효화장품의 원료를 생산하는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를 취득해 향후 사업 전망을 밝게 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최근 성공한 발효융합기술은 물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특허 및 원천기술을 늘려나가면서 코스메슈티컬 사업을 적극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한미약품은 약국전용 화장품 브랜드 ‘클레어테라피’를 론칭했으며 JW중외제약은 HCT그룹 ‘로벡틴 울트라크림’의 국내 클리닉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 등 약국, 병원 전용 화장품 시장을 강화하는 제약사도 눈에 띈다.

지난 2009년 보습크림 피지오겔, 비듬샴푸 세비프록스 등으로 유명한 스티펠을 인수한 GSK를 비롯해 존슨앤드존슨, 갈더마, 레오파마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치료기능을 가진 화장품의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화장품업계 “코스메슈티컬 놓치지 않을거에요”

지난 2014년 LG생활건강은 차앤박 화장품으로 잘 알려진 씨앤피코스메틱스(이하 ‘CNP’)를 인수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LG생활건강 CNP 리얼 마데카소사이드 크림

CNP는 ‘피부전문의가 만드는 건강한 화장품’을 표방하며 2000년 3월 설립됐는데 LG생활건강에 인수되기 전인 지난 2013년까지도 매출 240억 원, 영업이익 48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20%를 기록할 만큼 국내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기존 ‘케어존’과 ‘더마리프트’ 브랜드를 통해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이미 진입해 있었던 LG생활건강은 CNP 인수를 통해 영역을 더욱 확대했다. 인수 이후 피부 노화 징후 개선을 돕는 '마데카소사이드 크림'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계열사 태평양제약은 지난해 ‘에스트라’로 사명 변경하며 의학과 화장품을 결합한 메디컬 뷰티 전문 기업으로 거듭났다.

‘메디컬 에스테틱’ 사업과 ‘병의원 전문 더마케어’ 사업을 중심으로 안티에이징, 코스메슈티컬, 비만, 헤어, 피부의약 등 5개 사업영역을 핵심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메슈티컬 화장품들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피부과 관리에 버금가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며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화장품 시장에 단비로서 화장품업계는 물론 제약업계에서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분야”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