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지난해 4월 21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에서 ‘뮤지엄김치간’으로 다시 태어난 풀무원 김치박물관이 최근 개관 1주년을 맞아 한시적으로 무료 개방을 한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그 곳으로 달려가 봤다.

▲ 풀무원 김치박물관 '뮤지엄김치간' 건물 전경 모습이다. (사진=김은주 기자)

과거 반찬을 만드는 곳은 찬간(饌間), 임금의 식사를 준비하는 곳은 수라간(水刺間), 양식을 보관하는 곳은 곳간(庫間)이라고 불렀던 것 처럼 '김치를 느끼고, 즐기고, 체험하는 공간이 되겠다'는 다짐을 담아 ‘김치간(間)’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뮤지엄김치간은 문화소통공간(김치마당, 김치사랑방, 과학자의방), 숨 쉬는 김치를 만나는 공간(김치공부방, 김치움, 카페디히), 김장문화 체험공간(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헌정방, 김장마루, 김치공방, 김치맛보는방)의 콘셉트로 구성돼있다.

기존에 삼성동 코엑스 김치박물관이 장독, 김장독 같은 옹기와 옛 부엌살림 등 유물 중심 전시관이었다면 새로 재개관한 인사동 뮤지엄김치간은 김치 영상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됐다.

전체 규모는 176평(580.78㎡)으로 넓지 않은 편이지만 유물과 김치, 세계절임채소 등 실물전시는 물론 관람객이 직접 즐기면서 체험할 수 있는 상호소통 디지털 콘텐츠 박물관이다.

▲ 4층 김치마당 (사진=김은주 기자)
▲ 4층 김치마당 (사진=김은주 기자)

4층 김치마당에 마련된 ‘김장플레이’를 통해 손에 재료를 묻히지 않고도 통배추 김치와 백김치 담그는 과정을 디지털게임으로 간단하게 체험할 수 있다. 어떤 김치를 담글지 고르면 순서대로 재료가 나타나 가상 김장 담그기를 해보는 것이다. 역시나 아이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고 있다. 

김치마당에서는 때에 따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김치 관련 창작연극 공연이 펼쳐지기도 하며, 애니메이션 영상을 활용한 율동배우기, 명절맞이 김치만두 빚기 행사가 진행되는 등 다양한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 4층 김치사랑방 (사진=김은주 기자)

디지털 전시를 통한 상호소통 방식이 가장 잘 구현된 듯한 '김치사랑방'은 방문객들의 셀프 영상으로 채워진 작품이 마련돼 있다. 뮤지엄김치간 개관 특별 전시 '김치미소전'으로 작품명은 LINK.

관람객이 설치된 카메라에 앞에서 '김~치' 하고 미소 지으면 4초 동안 녹화된 영상이 종이박스 위에 투영돼 타인의 영상과 조화를 이루는 쌍방향 설치 작품이다. 실제로 이 작품은 현재까지 다녀간 다양한 방문객들의 얼굴로 가득 채워져 있다.

▲ 4층 과학자의방(사진=김은주 기자)

'과학자의 방'은 전자현미경을 통해 살아있는 김치유산균을 직접 눈으로 관찰하고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디지털 프로그램을 통해 김치유산균의 자기소개, 과학자들이 밝혀낸 유산균의 정체, 발효의 비밀 등을 자세히 알아 볼 수 있다. 

▲ 5층 김치공부방(사진=김은주 기자)

5층 김치공부방에서는 김치와 관련 된 다큐멘터리가 상영 중이다. 

▲ 손내옹기 이현배 장인의 작품들 (사진=김은주 기자)

전북 진안군 정송마을 손내옹기의 이현배 장인이 뮤지엄김치간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작품들이 진열돼 있다.

▲ 5층 김치움(사진=김은주 기자)
▲ 5층 김치움 (사진=김은주 기자)
▲ 5층 김치움 (사진=김은주 기자)

개인적으로 뮤지엄김치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는 바로 '김치움'이다.

들어서자 마자 감탄이 나오는 공간이다. 한국의 전통 김치와 중국의 찌차이, 일본의 쓰케모노 등 세계 절임채소를 실물로 전시해 놨는데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한 서늘한 온도와 '톡톡톡' 김치 익는 사운드까지 더해져 상당히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통배추김치, 깍두기 등 12가지 김치 모두 식품명인 제 58호로 지정된 이하연 김치 명인이 전시를 위해 손수 담근 것이라고 한다.

▲ 6층 김치맛보는방 (사진=김은주 기자)

지금까지 김치를 보고, 듣고, 공부할 수 있었다면 이 곳은 정말 실제 김치를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풀무원 '사계절 김장김치'와 '상큼아삭 백김치' 두 종류가 비치돼 있다.

다른 한 쪽 벽면에는 포스트잇을 이용해 관람객들이 간단한 감상평이나 의견 등을 손수 적은 메모가 빼곡하게 부착돼 있다. 

▲ 6층 김장마루 (사진=김은주 기자)

김장마루에서는 다양한 쿠킹클래스가 이뤄진다. 관람객들이 직접 김치를 담그고, 먹어보고, 가져갈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련됐다.

어린이 혹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김치학교'와 '김치요리교실' 프로그램 등이 자주 운영되고 있다.

▲6층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헌정방 (사진=김은주 기자)
▲ 근대 김장 풍경 (사진=김은주 기자)
▲ 각종 독, 토기, 그릇 (사진=김은주 기자)

6층 한 켠에 전시된 독, 토기, 그릇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경상도 지방의 '겹독'이라 불리는 항아리는 생긴 것부터 상당히 특이하게 생겼는데 어깨에 높은 테를 둘러놓은게 특징이다. 테두리에 찬물을 흐르도록 하면 김치가 빨리 시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 외 곡식이나 음식을 담아 보관하던 가야 시대 토기, 제주도 물 허벅, 액체를 나누거나 옮길 때 쓰던 그릇인 '귀때동이', 기름과 양념 등을 보관하던 토기 등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 6층 김치공방 (사진=김은주 기자)

뮤지엄김치간에 모든 영상과 체험프로그램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음성가이드를 통해 외국인들도 불편 없이 관람이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외국인 관광객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뮤지엄김치간은 인사동 마루 건물 4층에서 6층까지다. 4층 데스크에서 티켓을 구매한 뒤 입장 할 수 있다. 관람요금은 19세 이상 성인은 5,000원, 8~18세 청소년은 3,000원, 36개월~7세 어린이는 2,000원이다.

20인 이상 단체로 관람할 시 1,000원씩 할인되며, 36개월 미만 유아나 65세 이상 어르신과 장애인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다만 오는 24일까지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박물관 문을 무료로 활짝 개방하고 있으니, 이번 주말을 통해 관람을 원할 경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 층마다 마련된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김치 엽서와 배지를 선물 받을 수 있다. (사진=김은주 기자)

무료 방문 기간 동안에는 스탬프 이벤트, 무료 김치체험 등 시간대별로 여러 가지 행사를 따로 진행하고 있어 평소 접하지 못한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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