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5년만 전국 매장 350개 돌파…토종 커피브랜드 '커반' 임은성 대표

“아마 올해가 ‘커피에반하다’에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커피에반하다는 2011년 2월 파주에서 1호점을 오픈한 이후 ‘1,000원 커피’, ‘저가커피’로 이름을 알리며 불과 5여 년 만에 전국 매장 수 350개를 돌파한 국내 토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다.

최근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커피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 없이 단순히 낮은 가격만을 내세울 시기는 지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조용하면서 빠르게 저가커피 시장에 영역을 넓히고 있는 커피에반하다의 힘은 무엇일까.

 

임은성(41) 커피에반하다 대표를 직접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먼저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 드린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질문부터 하겠다. ‘커피에반하다(이하 ‘커반’)’라는 한글 이름이 특이하면서 예쁜 것 같다. 어떻게 짓게 된 이름인가?

A. 누구나 창업을 시작할 때 이름을 짓는 것이 가장 어려운 작업 중 하나일 것이다. 고민을 거듭하던 중 문득 눈에 들어온 ‘어반(Urban)’이라는 단어의 어감이 무척 마음에 들어 영감을 얻게 됐다.

사실대로 말하면 ‘커피에반하다’ 보다 ‘커반(Coffee+Urban)’이라는 이름을 먼저 정한 후 어떻게 뜻을 풀어낼까 고심하다 나오게 된 이름이다.

Q. 커반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아내가 가게를 운영을 해보고 싶다고 해서 아무 연고도 없는 파주 쪽에 5평짜리 상가를 얻은 게 첫 시작이다. 원래 계획했던 업종이 따로 있었지만 그보다는 먼저 커피매장을 운영해 보는 것이 좋겠다 싶어 마음을 바꿨다.

어느 날 ‘아메리카노 1,000원’이라는 현수막이 붙어져 있는 가게를 보고 처음엔 ‘저렇게 싸게 팔아 남는 것이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두 달도 안 돼 해당 매장이 바로 건너편에 2호점을 내는 것을 보고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사업을 시작해 보니 수익구조도 나쁘지 않고, 소비자 반응도 괜찮았다. 그래서 가맹사업까지 생각하게 됐다.

Q. 2011년 2월에 처음 1호점을 오픈한 뒤, 그 해 6월에 10호점까지 낼 정도로 사업을 프랜차이즈화 시키는 작업이 굉장히 빨랐다. 흔히 말하는 ‘금수저’이기에 가능했던 행보인가?

A. 전혀 아니다.

1호점을 낼 당시 총 예산이 950만 원이 들었다. 그 중에 500만 원은 보증금 이었고, 순수 금액 450만 원을 갖고 창업을 시작했다. 그 때만 해도 테이블과 의자를 내가 직접 만들었다. 목공부터 페인트, 전기, 설비까지 손수 작업했다. 기계는 중고로 구입했다.

 

Q. 커반의 주요 고객층은?

A. 아무래도 초반에는 가격민감도가 높은 주부들이 주 고객층이었다.

당시 커피가 대중화가 되고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주부들도 그런 문화를 즐기고 싶은 욕구는 있었으나 일반 커피전문점을 이용하기에는 가격적인 면에서 부담감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아마도 커반이 그런 부분을 해소시켜 주면서 주부 고객들의 발걸음이 잇따랐던 것 같다.

Q. 현재 시장에는 이디야, 빽다방, 쥬시, 마노핀, 커피식스 등 수많은 저가 커피전문점이 있다. 그 사이에서 커반만의 경쟁력과 차별화 전략은?

A. 늘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1,000원 커피 경쟁 속에 단순히 가격을 900원으로 내린다고 차별화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결국 정답은 소비자에게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맞춰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 1,000원 커피를 팔게 된 것도 결국 맛있는 커피를 저렴하게 먹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바탕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갈 때라고 생각해 맛있는 커피를 무료로 먹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워 줄 수 있는 ‘커반앱’을 론칭하게 됐다.

커반앱은 구매 금액에 따른 포인트 적립이 아닌 광고보기, 설문응답 등을 통해 진짜 무료포인트 적립 기능이 가능해 공짜커피를 마실 수 있다.

Q. 최근 저가 커피전문점 외에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과 맥도날드·버거킹과 같은 패스트푸드업체들도 저가 커피 테이크아웃 제품으로 시장공략에 나선 상태인데?

A. 전체 커피 시장이 과열됐을 때와 같은 맥락이다.

저가 커피 시장이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각이 되면서 우후죽순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마 소비자들이 업체별 장단점을 현명하게 판단해서 이용을 결정할 것이다.

또한 가맹점 수와 같은 전체적인 볼륨이 시장 선점에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앱 출시를 시작으로 라디오 및 TV 광고, 협찬까지 공격적인 홍보 마케팅을 통해 커반을 적극으로 알리는 한 해를 만들 생각이다.

아마 올해가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시장 상황이 상당히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올해 자리를 잡지 못하면 더 이상 브랜드의 생명력이 얼마나 갈지 장담 할 수 없다.

Q. 커반은 현재 35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체감이 되지 않는 것 같은데?

A. 가맹점주들의 수익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상권분석을 직접 하고 상담까지 하고 있다.

좋은 자리에서 매출이 잘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상권이 좋지 않은 자리에서도 매출이 잘 나올 수 있도록 만들면 가맹점주들에게는 더욱 많은 수익이 생길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측면에서 상권이 완벽하게 좋은 자리 보다는 분명히 수요는 있지만 상권이 조금 안 좋은 자리 위주로 매장을 내고 있는 편이라 매장이 잘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입소문’이 무척 중요하다.

Q. 냉정하게 봤을 때 현재 커반의 인지도는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는가?

A. 아직 많이 모르신다.

광고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가 올해 4월부터 라디오 광고를 시작했는데 이제 조금씩 기존 이용고객들이 ‘내가 가던 커피전문점이 라디오 광고에 나오네’하고 친근하게 인지하는 정도까지 왔다. 그런 점에서 매장 개수가 300개가 넘긴 뒤에 광고를 시작한 것이 오히려 잘 한일이라고 생각한다.

▲ 커피에반하다 임은성 대표(사진=김은주 기자)

Q. '저가커피' '착한커피' 키워드에 주로 묶이고 있다. “ 00 커피”처럼 어떤 수식어 혹은 키워드로 불리고 싶은가?

A. ‘공짜커피’, ‘무료커피’의 대명사가 되고 싶다.

Q. 최고 목표치를 100으로 세웠을 때 커반은 현재 어느 지점까지 왔다고 생각하나?

A. 솔직히 10정도 밖에 안 된다.

국내에 지금 4만8,000개 정도의 커피 매장이 있다고 하는데 만약 무료커피가 대중화 된다면 편의점처럼 한 브랜드로만 1만개 매장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Q. 장기 목표는?

A. 솔직히 지금도 먹고 살 걱정은 전혀 없다.

앞으로 커피 사업를 통해 개인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직영매장을 늘려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여성인권진흥원과 함께 취약계층여성의 자립지원을 위해 교육 및 후원을 계속하고 있지만 향후 직영매장을 많이 오픈 해 평생직장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생각이다. 꼭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이 생계를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한 기업으로써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올해부터 자체제조설비 보유로 로스팅을 직접 시작했다. 직영매장 근처에서 500여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고, 가맹점주 운영위원회에게도 샘플을 보내 테스트한 결과 다행히 기존에 사용하던 원두보다 우리가 직접 로스팅한 원두가 더 좋은 점수를 받아서 출시하게 됐다. 계속적으로 품질을 향상시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바일 사업이 엄청난 시장을 형성할 것이기 때문에 커반앱 관련해서도 더욱 주력할 생각이다. 앞으로 커반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여행, 구인구직 등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중에는 결국 커피보다는 다른 사업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