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 늘면서 여행사-현지업체 관계 악화…약관 강화 등 '예방책 모색'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외식·숙박업계에 이어 여행업계도 ‘노쇼(No Show, 예약부도)’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패키지 여행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들 중 일부가 약속된 일정에 임의로 참여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면서 여행업계의 시름이 깊어 가고 있다.

▶저가 패키지 악용…속 타는 여행사

최근 TV홈쇼핑을 보면 눈에 띄는 저가 패키지 여행상품이 많다. 또 TV홈쇼핑이 아니더라도 각종 여행사가 경쟁적으로 내 놓는 패키지 상품들의 가격을 보면 상당히 저렴하다.

저가 패키지 여행상품의 특징은 현지 일정 가운데 쇼핑 등의 옵션이 추가돼 있다는 점이다.

여행사들은 패키지 상품 일정에 특정 쇼핑, 레저 체험 등 이른바 옵션을 포함시키는 대가로 현지 업체로부터 일정 여행 경비를 지원받아 저렴한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문제는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패키지 가격이 일반적인 항공료보다도 저렴한 경우까지 생겨나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패키지 내 항공, 숙박만 이용하고 나머지 일정에는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방콕을 예로 들면, 일반적인 항공료가 30만~40만 원 선이지만, 방콕의 저가 패키지 상품은 19만9,000원에도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패키지를 구매해 항공편만 이용하더라도 꽤 많은 금액이 절약할 수 있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여행사들이 보고 있다.

일정에 참가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현지업체와의 계약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렇듯 꼼수를 부리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여행사들의 손해가 점차 커지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가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패키지 상품 가격이 상당히 낮아진 상태"라면서 "노쇼 문제가 심화되고 있어 업체마다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 문제 심각…책임은 여행사

여행사를 난감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는 ‘안전’ 문제다.

A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 상품이다 보니 여행사가 책임지는 부분이 많은데 안전관련 문제는 심각하다”며 “패키지 구입 고객이 안전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법적 소재가 여행사에 있어 억울한 부분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패키지 여행을 와서 여행일정은 따로 즐기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여행사 입장에서는 난감해진다”며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사고인데 가이드가 없을 경우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편법이 스마트로 둔갑…대책마련 '고심'

최근에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편법이 온라인 상에서 합리적이고 알뜰한 소비로 통용되고 있다. 때문에 여행사는 패키지 여행 계약 시 여행 약관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B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 여행을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노쇼에 대한 추가적인 페널티나 벌금 등에 대해 고지하고 있고 일정에도 명시해 놓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향후 약관 내용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그는 “여행상품 약관에 쌍방계약이라는 부분을 돋보일 수 있도록 구체적인 약관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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