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산금리 높여 수익 극대화…삼성카드 선제 인하, 타 카드사 '고심'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기준금리가 연 1.25%의 초저금리시대가 도래했음에도 금융권이 대출 금리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은행, 수신금리 내리고 대출금리 제자리

기준금리가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 속에서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이 더디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었다.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비중을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하락 폭을 관리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 SC제일, 씨티은행 등 주요은행 7개의 6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연 2.65~2.92%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가산금리 비중이 평균 44.4%로, 은행들은 가산금리 비중을 지난 2년간 2배 이상 올렸다.

대출금리는 은행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지는데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고무줄처럼 늘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하락 폭을 메워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한 것이 드러난 셈이다.

가산금리는 자금조달금리와 전략에 따라 은행들이 자체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지만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정확히 밝히지 않아 사실상 ‘꼼수’로 조작 가능한 영역이다.

시중은행 중 씨티은행이 47.12%로 가산금리 비중이 가장 높았다. 뒤이어 NH농협(46.58%), KB국민(44.33%), 신한(44.13%), KEB하나(42.4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협은행은 2014년 6월 가산금리 비중이 4.5%에 불과했으나 2년 만인 올해 6월에는 46.6%로 무려 10배 이상 올랐다. 국민은행이 3배, 신한은행도 1.6배 증가했다.

반면 은행들은 고객에게 주는 예·적금 금리인 수신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려 예대마진을 키우는데 안간힘을 썼다.

▶카드사, 대출금리 ‘요지부동’…삼성카드 나홀로 인하

카드업계 역시 대출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6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현대, KB국민, 롯데카드 등이 카드금리를 순차적으로 내렸지만 이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 이전에 결정 내려진 사항이었다.

때문에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이 여전히 고금리 장사를 비난이 확산됐고, 결국 카드사 중 삼성카드가 제일 먼저 대출금리 하향조정 카드를 꺼낸 들었다.

삼성카드는 이달 30일부터 현금서비스(단기대출) 최고금리를 26.9%에서 26.4%로 0.5%포인트 낮출 예정이다.

삼성카드가 먼저 움직인 만큼 다른 카드사들도 카드금리 하향조정 움직임을 보일지 업계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카드금리 합리화를 위해 각 업체의 산정체계 등을 점검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어 카드사들은 고민에 빠진 상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기준금리가 낮아졌다고 곧바로 대출상품의 금리 인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조정 분이 반영되는 것”이라면서도 “내부적으로 대출금리 인하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예금금리를 내릴 때는 기준금리를 신속하게 반영하는 반면에 대출금리에 대해서는 비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업체들이 예대마진 외에 수익원이 빈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방어적인 차원에서 해당 차이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라며 “조달금리를 조정할 수 없으니 가산금리를 올리는 등 여러 가지 변칙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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