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기술·이원화·스타마케팅 '삼박자' 적중…중국 내 점유율 1위 달성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눈에 띈다.

특히 ‘오포(Oppo)'와 ’비보(Vivo)'가 중국 내부를 비롯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며 주목받고 있다.

▶오포, 중국 내 시장 점유율 1위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오포와 비보는 각각 2,300만 대, 1,600만 대를 출하하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오포와 비보는 전년 대비 각각 134.7%, 61.6% 성장해, 타 업체들에 비해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출하량이 7,700만 대로 전년비 3.4% 증가, 애플은 4,040만 대로 전년비 14.9%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앞으로가 더 무섭다는 업계 평가다.

중국 내에서도 오포와 비보는 높은 스마트폰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오포는 지난 6월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2.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 업체 중 가장 많은 글로벌 출하량을 기록하고 있는 화웨이가 17.4%로 뒤를 이었다.

비보는 12%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는데, 사실상 ‘형제 기업’인 오포와 비보의 점유율을 합치면 총 34.9%로, 중국 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애플, 삼성전자, 샤오미의 중국 내 점유율은 각각 9%, 6.8%, 6.8%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감소했다.

▶오포-비보는 형제기업

오포와 비보는 이름은 다르지만 중국 IT기업 BBK(부부가오) 그룹이 설립한 계열사다. BBK그룹은 2001년 MP3 브랜드로 오포를 먼저, 2011년에는 비보를 설립했다.

오포는 2005년 첫 MP3 플레이어를 생산, 2008년 첫 피처폰을 출시한데 이어 2011년부터는 비보와 함께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했다. 한 그룹에서 동시에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면서 두 업체는 ‘형제 기업’으로 불린다.

오포와 비보의 스마트폰들은 MP3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준급의 음향 품질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두 업체는 이원화 전략을 펼치며 서로 다른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오포는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중저가 단말기를, 비보는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위주로 생산한다.

▶‘기술력’, 뒤지지 않아

오포와 비보는 ‘세계 최초’를 내건 제품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오포는 2012년 세계 최초 전면 500만 화소 카메라 탑재 ‘유라이크2’, 2014년 4.85mm 두께에 불과한 가장 얇은 스마트폰 ‘R5', 지난 3월에는 1,6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넣은 ’R9'을 출시했다.

비보는 2013년 세계 최초 QHD 디스플레이 탑재 스마트폰 ‘엑스플레이 3S', 지난 3월 세계 최초 6GB 램을 넣은 ‘엑스플레이5’를 선보이며 기술력도 증명했다.

현재 오포와 비보는 중국 시장 내 온라인 마케팅이 아닌 오프라인 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 두 업체의 매장이 퍼져있어 소비자들이 쉽게 접하고, 구입할 수 있기에 판매량도 높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오포의 경우 심플한 제품 디자인 등을 내세워 젊은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송중기, 슈퍼주니어 등 한류 스타들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인지도 상승에도 주력하고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오포와 비보 같은 경우 유명 제품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콘셉트를 가지고 시장을 세분화, 목표 고객을 정하는 전략을 전개해오고 있다”며 “두 업체가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을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대응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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