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행사운영·사후처리 도마에…오비맥주 "인원·시스템 보강할 것"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오비맥주가 야심차게 공연을 준비했지만 미숙한 진행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20일 잠실종합운동장에는 야구 관람객뿐 아니라 오비맥주가 진행하는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CBP)’ 공연을 즐기기 위한 관객들로 가득 찼다.

▲ 출처=카스 공식 홈페이지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티나셰, 블러디 비트루츠, 다이나믹 듀오, 딘, 프라이머리, 리듬파워, 브레이크봇 등 국내외 굴지의 뮤지션들이 나섰는데, 티켓은 단돈 1만 원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러나 행사가 종료된 뒤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 공연에 대해 실망과 불편을 나타내는 소비자들로 가득했다.

▶말할 수 없는 복잡한 행사…‘미숙 운영’ 논란

“대기업 OB맥주, 운영 업체 지앤컴. 최악의 페스티벌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는 거들떠도 보지 않겠습니다. 카스도 절대 구매하지 않겠습니다”

모 포털사이트 블로그를 운영하는 아이디 Hay***의 포스팅 일부다.

이 외에도 온라인 상에는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 공연에 대한 비판이 차고 넘친다.

행사 입장을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구매한 티켓을 '밴드'로 교환해야 하는데 게시글들에 따르면 이날 소비자들은 밴드 교환을 위해 올림픽주경기장을 빙빙 돌아 줄을 서면서 2~3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또 밴드 교환처가 티켓 구매처(티몬, 네이버티켓)에 따라 별도로 설치됐지만 안내가 부족해 쓸데없는 시간을 허비한 소비자들도 많이 눈에 띄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다리다 지친 일부 소비자들은 아예 공연 보기를 포기하고 귀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공연장 내 부스(판매대)는 수용 인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다가 안내 및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혼란스러웠다는 지적도 잇달았다. 특히 안내요원이 제대로 된 설명조차 하지 못해 불편했다는 불만도 있었다.

▲ 행사 후 게시됐던 사과문(출처=카스 공식 페이스북)

성동구에 사는 우 모씨는 “사람들을 꾸역꾸역 밀어 넣은 공연장은 말 그대로 찜질방 수준이었으며 맥주 및 먹거리 부스는 넘치는 인원에 줄이 끊임없이 이어졌다”며 “결제에 대한 안내도 부족해 맥주 한 잔, 물 한 병 사는데 1시간 이상 걸렸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소비자 이 모씨는 “티켓 가격은 1만 원이지만 공연장 내 맥주는 4,000원, 7,000원에 판매했다”며 “온갖 불편을 감수하며 2~3시간씩 기다린 사람들에게 물 한 병도 나눠주지 않으면서 맥주는 판매하는 지극히 상업적이었던 행사”라고 비난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아무래도 주류 페스티벌이다 보니 입장 밴드 교환 시 성인 인증이 필요해 ID확인, 신분증 확인에 시간 소요가 컸다”며 “내년부터는 인력 및 시스템을 대폭 보강해 올해같은 실수가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이후 대응도 ‘실망’…등 돌린 소비자

공연 이후 오비맥주의 미흡한 사후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행사가 종료된 뒤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오비맥주 측은 공식 SNS 등을 통해 사과문을 올리며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사과글에도 소비자들의 불만 댓글이 연이어 올라오자 오비맥주 측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티켓을 구매했던 이 모씨는 “숨기기만 급급한 모습에 더 화가 난다”며 “사과 한 번이 어려운건지, 함구하면 시간이 지나 끝날 일로 생각하는 건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공연 후 환불 문제도 불거졌다. 온라인 상에는 환불을 받은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받지 못한 소비자도 있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사과문의 경우 수위를 넘는 댓글 등이 많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환불은 일부 불편을 겪은 고객을 대상으로 조치한 것으로 아는데 개별 연락이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러한 여론에도 불구하고 오비맥주의 맥주 브랜드인 카스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 공연에 대한 호평이 줄을 잇고 있어 일부 소비자들은 댓글 조작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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