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충당금 적립 부담 등 침체기…업계 "제 값 받기 힘들 것"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쉽지가 않다. 바야흐로 생명보험사들의 수난시대다. 최근 생보업계엔 인수합병(M&A) 매물이 쌓여가고 있지만 너나할 것 없이 흥행 참패 분위기다.
업계 전체가 수익성 악화로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충당금 추가 적립(IFRS4 2단계 도입 예정) 부담까지 겹치며 생보사의 매력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양생명(대표 구한서)이 중국계 안방보험 품에 안기고, 현대라이프생명(대표 이주혁)이 대만 푸본생명을 2대 주주로 맞는 등 생보업계의 활발한 M&A가 이뤄졌다.
이에 올해도 PCA생명(대표 김영진), ING생명(대표 정문국), KDB생명(대표 안양수) 등 다수의 생보사들이 줄줄이 새 주인을 찾으려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 초 일찌감치 중국 안방보험에 300만 달러에 인수가 결정된 알리안츠생명(대표 요스 라우어리어)은 최근 막판 진통을 겪었다.
안방보험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한국 금융당국에 4개월째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지 않아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며 최악의 경우 매각 불발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다행히 지난달 말 안방보험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고, 인수 진행과정에서 복병으로 떠올랐던 노사갈등도 완만히 해결돼 가까스로 최종 고비를 넘기게 됐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지난 9월 6일부터 시작됐던 정리해고 협의 절차는 철회됐다”며 “회사는 3년간 고용을 보장하고 노조는 향후 3년간 파업 및 이에 준하는 쟁의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생보사들의 매각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MBK파트너스가 2년 전 인수한 ING생명의 경우 ‘알짜 매물’로 손 꼽히며 연내에 순탄하게 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까지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MBK파트너스가 바라는 ING생명의 몸값과 시장에서 바라보는 매각가격 간의 괴리가 커 마땅한 인수희망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관측과 사드배치 문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흘러나왔다.
이에 MBK파트너스 측은 “알려진 후보군 중 이탈한 곳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덧붙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본입찰 절차 없이 경매 호가 방식으로 인수자를 정하는 프로그레시브딜 방식으로 매각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차례의 매각이 불발됐던 산업은행의 자회사 KDB생명도 2년 만에 다시 시장에 나왔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예상 인수가격이 KDB생명의 장부가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PCA생명 인수 참여를 위한 최종입찰서를 제출한 미래에셋생명 역시 시장 예상가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안츠생명이 헐값 매각에 시장을 충격을 주었듯이 가격에 대한 온도차가 무엇보다 크다”며 “대규모 자본 확충 부담과 갈수록 어두워지는 업황 때문에 생보사 매물들이 제 값을 받기는 힘든 상황에서 결국 간극을 줄이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대부분 매각에 난항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