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화학·전자 신사업 잇따라 부진…"당분간 개선 어려워" 부정적 전망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LG그룹이 심상치 않다.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잇따라 저조하면서 그룹 전체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

▶LG CNS, 연이은 자회사 부진

LG그룹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열사는 LG CNS이다.

LG CNS의 지난해 매출 3조2,303억 원, 영업이익 839억 원, 당기순이익 426억 원으로, 2014년 대비 각각 2.6%, 45.3%, 46.7% 감소했다.

KB투자증권은 LG CNS가 올 3분기 매출 약 7,750억 원, 영업이익 270억 원, 순이익 160억 원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년 대비비 매출은 0.5% 감소, 영업이익은 0.5% 증가, 당기순이익은 10% 감소한 수치로, 이 예상대로라면 지난 3분기에도 지지부진한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LG CNS의 부진은 당초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던 사업들이 잇따라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 업체 ‘에버온’은 매년 적자를 이어오던 골칫덩이였다. 지난 2012년 국내 1호 전기차 셰어링 사업자로서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해까지 매년 5~10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지난 9월 에버온을 타 업체에 넘겼지만 투자 대비 손실 규모는 이미 부담스러운 수준이고, 매각 과정에서 일부 금융 부채까지 떠안기도 했다.

또 산업용 무인 헬기 생산업체 ‘원신스카이텍’, 국방 IT업체 ‘코리아일레콤’도 적자가 계속돼 사업을 포기하거나, 유상증자를 통해 반전을 꾀했지만 역시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9월 친환경 신사업으로 3,800억 규모의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 사업도 인근 농민들의 반발과 항의로 사업이 철회됐다.

LG CNS는 국내 ATM(금융자동화기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은행의 오프라인 점포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실적이 지속 감소하는 상황이다.

LG CNS는 중국, 유럽, 미주 등 전 세계 17개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7곳이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으며, 3개 법인은 청산하게 됐다.

▶LG화학, 바이오 사업 부진에 안개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인증

LG화학도 상황이 좋지 않다. LG화학은 올 3분기 매출 5조540억 원, 영업이익 4,609억 원, 순이익 2,98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15.6%, 12.7% 감소했다.

LG화학은 지난 4월 팜한농을 4,245억 원에 인수했고, 지난달에는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며 향후 3,000억~5,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바이오 산업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하지만 LG화학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초 34만 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26일 기준 24만 원대를 맴돌고 있다.

최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사들이며 책임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에 더해,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지만 중국의 모범 규준 인증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LG화학은 삼성SDI와 함께 앞서 4차 인증에서 탈락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정보전자소재 및 전지 부문의 지속되는 영업손실과 이익가시성이 떨어져 벨루에이션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LG생명과학 인수에서 비롯되는 불확실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LG전자, 1년만에 모듈 접나?

많은 소비자들이 알고 있듯이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잇따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초 야심작으로 내건 'LG G5'가 출시 초기 관심과는 달리 꾸준한 반응을 얻지 못하며 실패로 돌아갔다. 다만 최초로 모듈 방식을 채택하며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일각에서는 LG전자가 모듈 방식마저 포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내년 출시 예정인 차기작 LG G6에는 모듈 구조가 도입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모듈 방식의 포기는 LG전자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방향성이 실패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업계의 평가다.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발화 논란으로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가장 최신 모델인 V20가 애플의 아이폰7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도 견제 당하며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LG전자 측은 최근 루머에 대해 확정된 바가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지만, 향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LG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LG전자의 실적 부진은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연내 출시될 플래그십 모델이 없어 향후 스마트폰 사업 실적의 단기적 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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