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를 취재할 때면 종종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저희 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그 쪽에서 먼저…”,

“그 쪽에서도 같은 것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업체 3사는 유독 타사에 대한 언급을 자주한다. 언급들을 살펴보면 상대 업체에 대한 비난 일색이다.

지난 9일 열린 ‘유료방송 발전방안 제2차 공개토론회’에는 이통3사의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토론회가 싸움판으로 변질됐다.

KT와 LG유플러스는 토론회 시간에 맞춰 SK텔레콤을 비판하는 공동 입장 자료를 발표하며 선제 공격에 나섰다.

KT와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무면허 방송 사업자다”,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방송 판매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실체도 없는 시장지배력을 거론하며 앞서 나가려는 사업자의 발목잡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작 시장에 피해를 주는 곳은 KT와 LG유플러스”라고 팽팽히 맞섰다.

이 날 토론회는 유료방송의 미래를 예측하고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뚜렷한 답을 얻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을지언정, 이통사들의 싸움판은 더더욱 아니었음이 분명했다. 아쉬움만 남긴 토론회였다.

지난 3일에는 KT와 LG유플러스가 사물인터넷 관련 공동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 망 ‘로라’를 견제하고 나섰다.

KT-LG유플러스는 자신들의 사물인터넷 기술이 SK텔레콤의 ‘로라’보다 다방면에서 더 좋은 기술이라고 홍보했다.

이날 발표회 자리에서 KT와 LG유플러스 임원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그래서 SK텔레콤이 현재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 “자사 기술이 전반적으로 더 앞선다” 등 경쟁사 깎아내리기에 바빴다.

SK텔레콤은 즉시 관련 입장 자료를 발표했다.

명확한 투자 계획도 발표하지 않고 경쟁 기술에 대해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것에 유감이라는 내용이었다.

거슬러 올라가, 지난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과 인수합병을 시도했을 때 3사의 싸움은 거의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KT와 LG유플러스는 강력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공개적으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건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심지어 지난 3월에는 KT와 LG유플러스 직원이 인수합병건을 두고 합병 무효 소송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경쟁사로서 진정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어불성설'이지만,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사이는 ‘견원지간’으로 불러야 할 만큼 치열하다.

그런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모두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외국 기업들과 경쟁하는 업체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서로의 단점 들추기에만 열중한다면, 결국 자신들의 경쟁력만 떨어뜨릴 뿐이다. 또 경쟁력이 없어진 업체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많은 설전이 이어져 왔지만 지금이라도, 국내 대표 이동통신사로서 품격을 갖춘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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