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질적 동반 성장세…모회사 유상증자 지급여력비율 업계 상위권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동양생명(대표 구한서)이 지난해 9월 안방보험으로 피인수된 이후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창사 이래 첫 순이익 2,000억 달성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올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전년 대비 46.2% 증가한 2,240억 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에 기록한 최대실적 1,670억 원을 올해 들어 3분기 만에 경신한 것이다.

매출액은 5조9,613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7.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45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8.7% 올랐다.

분기별로는 올해 3분기(7~9월) 1조8,668억 원의 매출액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00억 원, 68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49.3%,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02.8%, 215.9% 늘었다.

1989년 설립돼 지난 2,000년 첫 흑자를 기록한 동양생명은 지난 2009년 1,05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순이익 1,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들어 3분기 만에 누적순이익 2,240억 원을 달성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순이익 2,000억 원 시대를 열었다.

동양생명은 “안방보험 피인수 이후 생명보험업계 내 순위가 수입보험료 기준 8위에서 5위로 올라섰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크게 늘어나는 등 양적·질적 동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영업채널의 혁신과 자산운용수익률 제고 등 대주주와 노하우를 공유하며 시너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6,200억 규모 유상증자…”IFRS4 2단계 선제 대응 차원”

앞서 동양생명은 대주주인 안방보험의 자회사 안방그룹홀딩스(해외금융사 관리 목적의 중간지주회사)에 대해 6,246억 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로 안방보험의 지분률은 63%에서 42%로 하락하고, 안방그룹홀딩스는 지분율 33.3%를 확보해 안방그룹의 총 지분은 75.3%로 증가한다.

동양생명이 안방보험 품에 안긴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자본 확충으로, 이를 통해 자본건전성을 강화해 2021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를 대비하는 한편, 공격적인 영업 활동으로 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올 3분기 동양생명은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이 253.0%로 전년동기대비 6.1%포인트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권고치인 150%보다는 크게 웃도는 수준이지만, 지난 6월 말 기준 생명보험업계 평균인 297.1%에는 못 미치는 수준으로 자본건전성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자본건정성 강화를 위해 6,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면서 “이를 통해 IFRS17에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RBC 비율 개선 폭은 약 66%p로 연말 RBC 비율 290% 수준이 예상되며 이는 업계 상위권이다”고 전망했다.

▶우리은행 지분 4% 인수…은행권까지 보폭 확대

최근 동양생명은 은행권까지 영역 확대를 모색 중이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한 과점 주주로 선정되면서 4%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

비은행계 생보사인 동양생명은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통해 방카슈랑스 채널 확대 등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단순 투자 목적도 지분인수의 배경이 됐다. 민영화 달성을 목전에 둔 우리은행의 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데다 연 4~5%대의 높은 배당수익률도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사업 확대뿐 아니라 투자를 통한 수익을 기대하고 우리은행 지분을 인수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 및 투자자들의 당초 예상과 달리 민영화 달성 이후 오히려 우리은행의 주가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과연 옳은 투자 판단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부호가 그려진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민영화 성공을 발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시국이 어수선해 주식시장 자체가 침체기”라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