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건·맛·재료 변화 불구 매출·가맹점수 등 반등 지지부진…가맹점주 갈등 심화

[컨슈머치 = 김나희 기자] 한국피자헛이 재도약을 위해 선임된 스티븐 리 대표가 피자헛의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슬로건으로 반등 발판

지난 1985년 이태원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피자 문화를 보급한뒤 업계 최초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31년 동안 국내 피자 시장을 이끈 한국피자헛(대표 스티븐 리, 이하 피자헛)은 2010년대 이후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와의 경쟁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피자헛은 지난해 5월 스티븐 리 대표를 선임하고 반등을 꾀했다.

스티븐 리 대표는 미시간주립대학교를 졸업해 시카고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으며, 크래프트푸드(Kraft Foods) 영업 재무 관리자, 펩시코(PepsiCo) 수석 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한국피자헛에는 2013년 영업지원 센터장으로 입사해 CEO까지 오르게 됐다.

피자헛은 먼저 브랜드 슬로건을 ‘맛있는 피자는 작은 차이로부터(Taste the difference)’로 변경했다. 로고송으로 통해 소비자에게 친숙했던 ‘함께 즐겨요 피자헛’이라는 기존 슬로건을 과감히 버림과 동시에 반드시 고객의 입맛을 잡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재료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 피자들이 짜고 기름지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수렴해 신선하고 염분이 적은 토마토소스, 야채와 뉴질랜드산 최고급 모짜렐라 자연치즈, 담백하고 고소한 저염 도우를 사용하고 국내산 오이로 만든 생피클 등을 제공한다.

엣지(피자의 가장자리 부분) 부분의 토핑까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주문 페이지도 개선했다. 외식 문화가 변화함에 따라 '샐러드바'를 앞세운 매장 판매를 축소하고, 포장 및 배달 전문 매장을 확대했다.

▶ 피자헛, 예전 명성 되찾을까

피자헛의 대대적인 변신은 지지부진했던 실적에 기인한다.

피자업계 맏형인 피자헛은 실적으로도 줄곧 1위를 지켜왔으나, 2000년이 넘어서면서 부진이 시작됐고 지난 2008년 미스터피자에 1위를 내줬다. 올해 업계 1위는 도미노피자가 차지했다.

더불어 저가 피자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피자헛의 실적은 급격히 악화했다.

   
 

지난 2004년 피자헛은 3,9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달렸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2014년 매출은 1,142억 원으로 물가 상승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매출 규모가 현격히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2013년부터 적자 전환했다.

반면 맏형을 밀어내고 왕좌를 차지한 것이 바로 도미노피자다.

2008년 776억 원에 불과했던 도미노피자의 매출은 매년 증가해 2014년 1,805억 원을 기록하고 지난해에는 1,953억 원으로 매출 2,000억 원 달성이 목전에 두고 있다.

문제는 스티븐 리 대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자헛의 성과가 지지부진하다는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한번 추락한 매출은 현재 1,000억 원 초반을 겨우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매장수에서도 피자헛은 현재 전국 333개로 도미노피자(431개)와 미스터피자(380개)에 한참 못 미친다.

여기에 최근 피자를 비롯한 프랜차이즈업계에 불어닥친 본사와 가맹점주간의 갈등은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피자헛 가맹점협의회 노용빈 회장은 “협의회 소속 매장이 총 매장의 3분의 2가량 되는데 현재 이들 매장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슬로건, 재료 등 본사에서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매출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가장 큰 원인이 장기간 할인 이벤트인데도 불구하고 본사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피자헛 관계자는 “6월 프로모션 이후 매장별 평균 매출이 23% 성장했고, 평균 이익 성장률도 39% 상승했다. 협회의 주장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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