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연봉 10%·직원 상여급 100% 자진반납…그룹 임원 임기 단축 황 대표 책임론 솔솔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뛰어들었던 면세점 사업이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적자의 늪’ 비상경영 체제 돌입…임직원 임금 자진반납

최근 면세점 사업 적자로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한화갤러리아 임직원들은 연봉과 상여금을 '자진반납'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에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임원은 연봉 10%를 자진 반납했으며, 이달부터는 부장과 차장급 등 중간관리자들이 상여금 100% 자진반납에 동참했다. 기존 상여금 800%를 700%로 줄이는 방식이다.

   
 

지난달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영설명회가 열린 뒤 임원들이 먼저 급여 반납을 결정했고, 중간관리자 이상도 상여금 반납 형식으로 이에 동참한 것이다. 향후 과장급까지 참여하게 되면 전체 임직원의 약 25%가 자진반납 대상이 된다.

이처럼 임직원들이 자발적 임금 반납 행렬은 면세점 사업부의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의 상황을 고려해 임직원들이 힘을 모으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갤러리아면세점63을 운영하는 법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손실이 122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186억 원으로 적자를 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합심해서 적자를 흑자로 전환하자는 취지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이번에 자진반납한 부분은 향후 상황이 좋아지면, 특별 상여금으로 돌려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커 붐비는 골드바 만들것" 호언장담하던 황용득 대표 ‘시름’

지난 2015년 '시내 면세점' 사업권 두고 유통공룡들의 한바탕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고, 마침내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 SM면세점 세 곳이 승리의 축배를 들었다.

2000년 이후 15년 만에 빗장을 푼 면세점 특허권은 당시 누구라도 거머쥐기만 하면 대규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황금티켓’으로 여겨지던 상황이었다.

때문에 치열한 전쟁 끝에 마침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한화갤러리아는 누구 보다 부푼 기대를 안고 면세점 문을 열었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예상 외로 상황이 녹록치 않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갤러리아면세점63은 2015년 12월 오픈 이후 지난해 9월까지 305억 원의 누적 영업 손실을 기록 중이다. 면세점 사업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 안에 ‘황금알을 낳는 오리’가 아닌 ‘미운 오리새끼’가 있게 된 격이다.

사업자 선정 발표 전후 나흘 만에 주가가 120%나 올랐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주가는 지난해 7월 17일 장중 한 때 22만5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실적 악화가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하락세를 거듭하던 한화갤러리아티웜들의 주가는 현재 3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회사가 면세점 사업 악화로 깊은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2015년부터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수장을 맡아온 황용득 대표 입지에 대한 위태로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화그룹은 계열사별로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일제히 변경해 이사의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했다. 임기를 단축함으로써 성과에 따라 임원의 책임을 2년마다 물어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갤러리아면세점63 오픈 당시 “63빌딩을 유커가 붐비는 골드바로 만들 것"이라며 "첫 해 매출 목표는 5,040억 원, 2020년까지 총 매출 3조 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자신했던 황 대표였기에 임직원들의 임금반납까지 벌어질 정도로 가속화된 회사 위기 앞에서 책임을 모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한편 올해도 한화갤러리아의 면세점 사업 적자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양호한 성장을 이어가는 백화점과 달리 면세점(서울+제주)은 2017년에도 332억 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며 “특히 제주 면세점은 출국장 이용객 수 성장세 둔화 등의 이유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2017년 4억 원의 영업적자를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중국인 입국자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늘어나는 시내 면세점 특허권(지난 12월 시내 면세점 특허권 3개 추가 발급)에 따른 경쟁 심화가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