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단차·누수 문제 반복…안전 맞바꾼 원가절감 논란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현대자동차(대표 이원희, 이하 현대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소형SUV ‘코나’에서 엔진룸 누수 현상이 발생해 논란이다.

지난 6월 코나는 경기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신차발표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직접 차량을 몰고 발표회장에 들어오는 등 이른바 ‘정의선 부회장의 야심작’이라불리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코나는 출시 다음 달인 7월에만 3,145대의 판매량을 달성하며 소형SUV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받았다.

▶엔진룸의 물, 현대차 "안전하다"…소비자만 불안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코나의 엔진룸 누수 현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동호인들에 따르면 코나가 비가 오거나, 고압 세차를 할 때와 같이 일반적인 수준의 물에 노출되더라도 엔진룸 안쪽 까지 물이 흘러들어간다는 것이다.

▲ '코나'의 엔진룸, 내부에 물이 튀어있다. 각종 전선들은 2중 실링으로 안전해보인다.(출처=보배드림)

소비자들은 보닛과 범퍼의 틈새(단차)의 마감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누수가 발생한다고 추측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단차를 처리하지 않으면 외관상 좋지 않고, 주행 시 풍절음(창을 닫고 고속 주행할 때 들려오는 비교적 높은 주파수의 소리) 등 소음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틈으로 빗물 등 수분기나 이물질이 유입돼 차량 주행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보통 차량들은 틈새를 고무 등의 소재로 마감처리 해 외관상 완성도를 높이며, 동시에 풍절음 발생을 줄이고, 물이나 기타 이물질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처리한다.

대부분의 차량은 이 같은 처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현대차에서 만든 ‘그랜저’, ‘쏘나타’ 등 다른 차종들은 단차마감을 했다. 이는 코나보다 저렴한 차량인 ‘i30’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코나의 보닛과 범퍼 사이의 경우 볼펜이 들어갈 정도의 틈새가 있지만 이를 막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나의 엔진룸 내부는 황사 같은 모래바람이나 극한 지형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처리돼 있으며, 배선의 경우 2중 실링 처리가 돼 있다"면서 "엔진룸으로 물이 들어갈 수 는 있지만 예를 들어 세차할 때보다 더욱 많은 물이 들어가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해명에도 코나 소유주들은 엔진룸으로 흘러간 물이 배선이나 엔진 자체에 지장을 줘 차량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배선 코팅을 아무리 잘해놔도 결국 엔진룸에 들어온 물은 차량 엔진 수명을 깎거나, 전자기기에 쇼트를 일으키는 등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엔진룸에는 여러 전자장비들이 많은 만큼 물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고 말한다.

▶고무패킹값 아껴서 엔진룸 누수 방치?

사실 현대기아차는 엔진룸 누수 문제는 지속 발생돼 왔다.

지난 2013년에는 아반떼MD에서 엔진룸 누수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누수된 물은 엔진룸 내부의 전선으로 바로 떨어지면서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 동일한 결함을 보이던 '아반떼MD'(좌), '올뉴쏘렌토'(우)

이듬해인 2014년에도 기아자동차의 ‘올뉴쏘렌토’ 엔진룸으로 물이 새는 결함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 제조사 측은 “누수가 아니라 외부 유입이며, 큰 문제가 아니다”고 말하며 해당 결함을 시정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출시된 그랜저IG의 경우 단차 논란이 있었으며, 지난 2013년에는 산타페DM 모델 중 일부 차량에서 트렁크에 물이 새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렇듯 엔진룸 누수뿐 아니라 단순 단차, 단순 누수 문제까지 나열하면 현대기아차에서 논란이 된 모델은 훨씬 많아진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해묵은 논쟁 중 하나는 원가절감이다.

▲ 코나 엔진룸 누수 결함에 대한 다수의 글(출처=네이버)

한 업계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원가절감 목적으로 사소해 보이는 고무패킹을 줄이거나 빼고 있다, 하지만 엔진룸 고무패킹은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원가절감은 추측일 뿐이다. 코나의 경우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닛과 범퍼의 마감처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물이 들어가서 문제가 발생한 적도 아직 없으며, 관련 이슈에 대해 지속적인 개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필수 교수는 “디자인을 위해 마감처리를 안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렇다면 고급차량들에는 고무패킹이 왜 들어가겠나, 결국 비용절감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안전과 비용이 동전의 양면인 점은 알고 있지만, 비용을 아끼다가 안전에 영향을 주는 차량은 만들지 말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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