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기아자동차(대표 박한우, 이하 기아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하 SUV) 스토닉이 중국시장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어 논란이다.

기아차의 중국합작법인인 ‘둥펑웨이다기아’가 지난해 8월 중국전용으로 선보인 소형 SUV ‘KX CROSS’가 국내에 출시된 스토닉에 비해 최대 1,000만 원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역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 기아차, 'KXCROSS'

중국에서 판매 중인 KX CROSS의 가격은 7만4,900~8만5,900위안(한화 약 1,230~1,410만 원)으로 스토닉의 국내 판매가(1,655~2,265만 원)와 비교하면 최대 1,000만 원까지 차이난다.

그러나 두 차량의 성능과 제원은 거의 유사하다.

KX CROSS는 ▲최대출력 100마력(ps) 가솔린 1.4ℓ 엔진 ▲최대출력 123ps 가솔린 1.6ℓ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스토닉 역시 ▲최대출력 100ps 가솔린 1.4ℓ 엔진 ▲최대출력 110ps 1.6ℓ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두 차량에 탑재되는 엔진들 모두 FF(전륜구동)방식이다.

제원을 살펴보면 KX CROSS는 ▲전장 4,240mm ▲전폭 1,750mm ▲차고 1,505mm, ▲축거 2,600mm이다. 스토닉(▲전장 4,140mm ▲전폭 1,760mm ▲차고 1,520mm ▲축거 2,580mm)과 비교해 차량 크기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KX CROSS의 가격을 두고 일각에서는 기아차가 국내 소비자를 역차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전문가는 “기아차가 과거 미국 진출 때와 비슷하게 중국에서도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며 “당시와 마찬가지로 국내 소비자들은 차별당한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 차별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히지만 크게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고품질·저가격’ 전략 ▲국내시장의 경쟁차종 부족 및 독점적 시장 구조로 인한 고가 정책 등이 꼽힌다.

세계 1위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기아차가 글로벌 완성차 회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품질만큼이나 가격경쟁력도 중요하다.

내구재 성격을 지닌 자동차의 경우 점유율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구매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저렴한 가격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두 번째 원인으로는 기형적인 국내 시장 구조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66%이다.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가 나머지를 나눠갖는다. 중국시장과 달리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상대가 사실상 없는 상태이다.

기아차는 굳이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할 이유가 없다.

뿐만아니라 경쟁 차종이 없다는 것은 소비자의 제품 선택의 폭도 제약한다.

올해 기아차는 ‘프라이드 해치백’을 소형차의 인기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국내 시장에 선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소형 SUV의 수요가 증가하자 프라이드를 기반으로 제작된 SUV 스토닉을 출시했다.

▲ 기아차, '페가스'

반면 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출시한 소형차는 ‘페가스’, ‘K2(프라이드)’, ‘KX CROSS’ 등 3종에 이른다.

결과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은 가격차별에 더해 소형차 선택의 폭도 축소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시장의 경우 국내 소비자들보다 훨씬 다양한 니즈가 있는 만큼 다양한 차종을 선보이는 것 뿐”이라며 “가격의 경우 북미 등에서 국내에서보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모델들도 많다”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소형차에 대한 수요 자체가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좋은 차가 나오면 다시 시장이 다시 확장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판매가 줄어 투자를 안 한다고 하지만, 이는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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