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기업이 있고 그만큼 많은 리더들이 존재한다.

애플의 설립자이자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1955~2011)는 여전히 최고의 리더이자 CEO로 꼽히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여전히 우리에게 편의와 영감을 주고 있으며, 특히 그가 프레젠테이션, 대학교 졸업식 등에서 남긴 말들은 명언, 어록으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반면, 리더의 자리에서도 잘못된 언행으로 물의를 빚고, 영원히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고 사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우리는 리더들의 말에서 신념과 사상을 엿보기도 하며, 때로는 교훈을 얻기도 한다.

컨슈머치는 리더들의 말과 그들에 대한 제 3자의 평가들을 바탕으로 그들을 새롭게 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LG생활건강의 장수 CEO 차석용 부회장은 2005년 첫 부임했다.

LG생활건강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후 회사 몸집과 성장은 부임 이후로부터 현재까지 멈추지 않고 있다.

화장품, 생활용품에만 주력하던 LG생활건강은 현재 음료 등 다양한 시장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변모했다.

차석용 부회장이 부임하기 전 LG생활건강은 그야말로 별 볼 일 없었다.

2001년 LG화학에서 분리되면서 시작된 부진은 차석용 부회장 부임 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며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그는 적극적인 M&A와 자만을 경계하는 마음으로 매년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고, 전문경영인을 꿈꾸거나 기업인을 꿈꾸는 자에게 ‘롤 모델’로 여겨진다.

 

“논리만으로 사람을 설득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이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키 포인트는 ‘공감’에 있다”

2008년 8월 ‘건국 60년, 60일 연속 강연’에 참석한 LG생활건강 차석용 당시 사장이 ‘소프트 파워로 무장하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며 전한 말이다.

차석용 부회장은 10년 전부터 대중의 ‘경험’과 ‘관심 공략’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봤다. 아무리 좋은 것도 대중이 공감하지 않으면 곧 사장된다고 강조하는 등 당시부터 ‘감성’ 마케팅을 중시했다.

그는 공감 능력에 대해 “사람은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부임 후 가장 주력한 점은 직원들이 ‘끼’를 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었다. 창조적 조직을 위해서는 자신이 남과 다른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 창조적 조직 분위기를 위해 (본인은) ‘분위기 메이커’ 역할만 했다”

2007년 적자상태인 코카콜라보틀링을 인수한 후 흑자전환에 성공하는가 하면, 2009년말 ‘더페이스샵’을 인수하며 화장품업계를 발칵 뒤집은 차석용 부회장이 2010년 1월 한 매체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그의 M&A는 색조 브랜드 ‘보브’ 인수, 일본 화장품 업체 ‘긴자스테파니’ 인수 등으로 계속되고 있다.

적자회사인 코카콜라보틀링, 소위 단물 다 빠졌다는 ‘더페이스샵’을 인수하면서 혹평에 시달렸지만 그는 손가락질 받던 인수 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취임 후 한 분기도 빠짐없이 성장을 일궈 온 차석용 부회장은 늘 본인은 낮추면서 공로는 직원들에게 돌렸다.

언론사와의 인터뷰나 신년사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도 이러한 면모를 자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5년간 일궈낸 회사 성과에 대해) “이러한 실적은 그 동안 발현되지 못했던 여러분의 잠재력이 표출되면서 나타난 눈부신 성과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성장이 멈춘 기업은 노쇠기로 접어들어 생기를 잃은 생명체처럼 가진 것만을 지키려는 데 치중하게 된다”

2013년 매일경제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M&A의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차석용 부회장은 화장품에만 주력하지 않았다. M&A도 화장품에만 머무르지 않고 음료 등 다양한 업종에 도전했다.

그 결과 보다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확보가 가능했고, 최근에는 소위 '탄탄한 내진설계'를 갖췄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로 중화권 및 해외지역에서의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

2016년 1월 신년사 내용이다.

차석용 부회장은 중화권을 중심으로 럭셔리 이미지의 ‘후’를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줬고 이를 토대로 숨, 빌리프 등의 럭셔리 브랜드를 통해 해외성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쌓아온 실적을 지키려고 성을 쌓지 말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자”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후 그가 주목했던 중화권 시장에서 LG생활건강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화장품 업계의 가장 큰 악재였던 ‘사드’ 고비도 무탈하게 넘었다.

지난해 ‘후’와 ‘숨’ 매출은 각각 1조4,000억 원, 3,800억 원이다.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향후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자신이 더 커보이지 않도록 주의하라”

2011년 7월 NSI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주최한 강연에서도 역시나 겸손함의 미덕을 보였다.

부임 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몇배로 성장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날 강연을 들은 한 참가자는 시종 겸손하게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모든 것을 직원들의 공으로 돌리는 모습에서 그의 성품이 느껴졌다고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2010년 신년사를 통해서도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자만은 경계했다.

또 “모든 성과는 이제 과거가 됐다. 과거의 성공을 자부심으로 간직하고 휴브리스(Hubris, 자만)를 경계하면서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자만에 대한 경계는 직원뿐 아니라 본인에게도 적용됐다.

"리더들은 사업이 잘 돼 안정되고 평화로운 시기에도 교만하거나 사치스러워지지 않고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는 거안사위(居安思危)를 솔선수범해 주기를 부탁한다"

지난해에도 차석용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현재 성공에 안주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매년 ‘자만심’을 가장 큰 적으로 여기고 매년 새로운 성과를 겸손하게 준비했다.

“지금까지 이룬 것에 자만하지 않는 반십구리의 자세로 힘찬 여정을 함께 시작하자”

차석용 부회장은 무술년(2018년)은 중국경제 성장둔화, 국내 경기 불확실성, 보호무역주의 등 산재한 변수로 인해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경쟁사들은 ‘사드’라는 악재를 피하지 못하고 역성장을 이뤘지만 탄탄한 사업포트폴리오 통해 사드 악재를 빗겨내고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굴지의 기업이지만 아직도 그가 그리는 그림은 미완이다.

그러한 의미로 신년사에서 ‘행백리자(行百里者) 반구십리(半九十里)’ 언급했다. 100리 길을 가야하는 사람은 90리 길을 절반으로 삼는다는 뜻으로 90리나 오고서도 이제 절반쯤 하는 마음을 가져야 그 여정의 마지막에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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