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기업이 있고 그만큼 많은 리더들이 존재한다.

애플의 설립자이자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1955~2011)는 여전히 최고의 리더이자 CEO로 꼽히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여전히 우리에게 편의와 영감을 주고 있으며, 특히 그가 프레젠테이션, 대학교 졸업식 등에서 남긴 말들은 명언, 어록으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반면, 리더의 자리에서도 잘못된 언행으로 물의를 빚고, 영원히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고 사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우리는 리더들의 말에서 신념과 사상을 엿보기도 하며, 때로는 교훈을 얻기도 한다.

컨슈머치는 리더들의 말과 그들에 대한 제 3자의 평가들을 바탕으로 그들을 새롭게 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2020년까지 3년 더 은행을 이끌어 나간다.

1979년 8월 제일은행 말단 행원으로 시작해 PB사업부장, 영업본부장, 소매채널사업본부장, 리테일금융총괄본부 부행장 등 은행 영업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치며 ‘정통 뱅커’로 성장한 그는 지난 2015년 1월 내국인으로는 처음으로 SC제일은행의 행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과감하고 선제적인 조직재편과 안정적인 비즈니스 성장 기반을 구축해 변화하는 영업환경 속에서 은행의 실적과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게 된 그는 지난 연말 무사히 3연임에 안착했다.

실제로 박 행장은 취임 1년 만에 적자에 시달리던 SC제일은행을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해 3분기 SC제일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37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 가량 성장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와 제일은행이라는 두 브랜드를 조화롭게 활용해 글로벌 네트워크의 강점을 살리는 동시에 소매영업 분야에서는 전략적 비즈니스 제휴와 디지털 역량의 지속적 강화를 통해 은행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점이 주효했다.

“점포 많은 건 재앙...약점이던 적은 점포수가 기회로 작용할 것”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적은 소매금융 점포 수가 약점을 꼽히던 SC제일은행이지만 박종복 은행장은 취임 초기 금융환경의 급변으로 머지않아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2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박 행장은 “지난 10년간 점포 수가 적은 것이 SC은행의 약점이었다면 앞으로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고객이 은행을 찾지 않는 상황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재래식 점포 운영은 비효율적이다. 은행 점포가 많다는 건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은행장은 기존 은행 영업점포를 '원시적'이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모바일 기반의 금융 서비스가 금융 관행을 완전히 뒤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과거 은행권에서는 점포 숫자가 많은 것이 경쟁력과 미덕으로 취급됐으나 이제는 과감하게 줄어야 할 짐으로 여겨지는 형국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도 이러한 현상과 궤를 같이 한다. 시중은행들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 디지털뱅크 전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점포 통폐합 등이 이뤄지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많은 은행원들이 짐을 싸고 있다.

박 행장은 은행 분위기를 바꿀 최우선 전략으로 디지털뱅킹을 제시하며, 핀테크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선보여 고객이 은행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일은행 1등 DNA 살릴 것“

박종복 행장은 임기 중 영국 본사를 설득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제일’이라는 옛 이름을 되살려 국내 소매영업 기반을 다지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한 제일은행은 1999년 미국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털에 넘어갔다가 2005년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이후 2011년 12월 54년만에 ‘제일’이라는 간판을 내리고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제일은행 이름을 쓰기 시작한 지 53년 만에 일이다.

은행장 취임 이후 박 행장은 은행 성장을 위해선은 국내 고객에게 익숙한 브랜드가 절실하다는 현실적인 요인을 이유로 제일은행 브랜드 부활이 꼭 필요하다고 끈질기게 영국 본사를 설득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6년 4월 서울 종로구 본점 건물 외벽 및 영업부 간판을 ‘SC제일은행’으로 바꾸는 제막식 행사 자리에서 박 행장은 "우리는 제일은행 선배들에게 일등 DNA를 물려받았고 일등을 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다.

박 행장은 이어 "임직원의 우수한 잠재 역량과 스탠다드차타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재결합하고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빠른 시간 내에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제일’ 상호를 되찾은 SC제일은행의 실적은 빠른 회복 속도를 보여 박 행장의 판단이 적중했음 입증했다.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 만들자”

박종복 은행장은 임직원과 가족의 사기 진작과 화합을 목적으로 지난해 7월 1일 진행된 창립 88주년 행사에서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을 만들자고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박 행장은 "은행 창립 88주년은 글로벌 그룹인 스탠다드차타드의 160년 역사와 함께 하기에 더욱 그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박행장은 이어 “한국 토종은행의 저력과 전 세계 70여개국을 아우르는 SC 글로벌 네트워크의 장점을 결합해 진정한 하이브리드은행인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진정한 ‘Human’ 은행을 만드는 것이 우선“

SC제일은행은 SC그룹 경영 이념인 ‘휴먼(Human)’에 걸맞게 경영진과 임직원 그리고 가족이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어가는 것을 자주 강조한다. 

SC제일은행은 지난 4일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그룹 회장과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을 비롯해 약 400여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본점 4층 강당에서 2018년 시무식을 겸한 새해맞이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전국의 SC제일은행 임직원들에게 모바일로 생중계 된 이번 타운홀 미팅은 올해부터 3년간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박종복 행장의 신년사와 함께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박종복 은행장은 “어려운 환경을 함께 견디고 목표 달성을 위해 힘을 합해 준 임직원들이 존경스럽고 감사하다”며 “국내 소매영업 기반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조화롭게 결합된 국내 최고의 하이브리드은행을 향한 우리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말했다.

박 행장은 이어 “일과 삶의 균형 속에서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면 임직원들의 업무 의욕이 높아지고 고객서비스나 영업 실적도 향상되기 마련”이라며 “앞으로 임직원이 열심히 일하고 싶어하고 고객들도 거래하고 싶어하는 진정한 ‘Human’ 은행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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