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설립 36년 만에 노동조합이 결성 된 DB금융투자(옛 동부증권, 대표 고원종)는 이후 1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노사 갈등 해결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DB금융투자지부는 지난 10일 여의도에 위치한 DB금융투자 본사 앞에서 조합 설립 1주년 기념식 및 DB금투 규탄 총력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노조 측은 “지부 설립 1년이 지나도록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 사측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DB금융투자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정규직을 대상으로 사내평가에 따라 C등급을 받을 경우 임금 70% 삭감, 사원 복지를 축소하는 등의 징계성 성과체계를 도입에 반발해 지난해 3월 29일 사무금융노조 회의실에서 DB금융투자지부 설립 총회를 열고 초대 지부장으로 정희성 조합원을 선출했다.

그러나 이후 사측이 교섭권을 경총에 위임하고, 현재까지 총 22차례의 교섭에도 불구하고 교섭을 해태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사측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임했음에도 오히려 노조 측이 일방적으로 교섭 결렬시켰다는 것.

DB금융투자 홍보팀 관계자는 “22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동안 모든 과정을 성실하게 임했지만 최종 교섭 시 회사 측 안에 대해 노조가 교섭 절차 없이 교섭 결렬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는 이어 “앞으로도 회사 측은 모든 교섭에 성실하게 임할 생각”이라며 “노사상생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날 노조 측은 회사가 30여명의 부산지역 노동자들에게 조합탈퇴를 강요해 부산지역 3개 지점의 조합원들이 모두 탈퇴하는 등 극심한 노동탄압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도 다시 한 번 제기했다.

부산영남지역에서 조합 가입이 쇄도하자 본부장까지 교체하며 지점 영업직원들에게 조합탈퇴를 강요하고, 지점 폐쇄는 물론 조합원들을 원격지로 발령 내겠다는 협박까지 일삼았다는 내용이다.

앞서 지난해 5월부터 회사가 본부장, 지점장 등 중간 관리자를 통해 직원 개별면담에 나서며 노조 가입 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을 일삼는 등 노조 활동을 노골적으로 가로막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해당 내용은 최근 DB금융투자 법인과 임원 2명 등에 대해 일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조사 중인 사항이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조합 탈퇴를 강요하고 있다는 등 노조 측의 일방적 주장은 검찰 조사를 통해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해 사실이 아님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날 노조 측은 여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미국에 도피 중인 DB금융그룹 김준기 전 회장과 장인 회사인 차바이오텍의 주식을 미묘한 시기에 모두 팔아 ‘내부정보 이용’ 의혹을 사고 있는 DB손홰보험 김남호 부사장 등 오너가의 개인 비리도 강하게 꼬집었다.

사무금융노조는 “성추행과 주식먹튀, 노동탄압까지 부도덕한 DB금융그룹을 규탄한다”며 “지부 설립 1년이 지나도록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사측에 맞서 사무금융노조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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