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티몬의 일방적인 서비스 혜택 축소에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티몬 멤버십이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하면서 일부 멤버십 폐지로 인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티몬 멤버십 종료

티몬은 다음달 10일부터 멤버십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지난 10일 공지했다.

멤버십 종료에 대해 티몬 측은 “보다 새롭고 유익한 혜택으로 고객님을 찾아뵙기 위한 준비 시간”이라고 안내했다.

 

티몬 멤버십은 총 6단계로 등급이 나뉘어 있다. 구성은 뉴(New), 실버(Silver), 골드(Gold), VIP, VVIP, 더 퍼스트(The First)다.

그 중에 더 퍼스트는 가장 충족하기 어려운 등급이다. 그러나 그만큼 혜택이 커 일부러 더 퍼스트 등급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더 퍼스트 등급 회원들의 볼멘소리가 가장 크다.

더 퍼스트 조건에 충족하려면 3개월 간 상품은 20건 이상 구매해야 하고 구매 금액은 135만 원을 넘어야 한다.

해당 조건에 충족해 처음으로 더 퍼스트에 승급되면 티몬X모슈 텀블러 세트, 티몬X커피빈 세트, 티몬 적립급 1만5,000원 등 축하 선물을 제공했다. 

또 매월 10일에는 ‘이달의 선물’로 뚜레쥬르 케이트 또는 티몬 적립금 1만5,000원을 증정했다.

선물을 비롯해 더 퍼스트의 혜택이 컸던 만큼 충성고객의 아쉬움은 크다. 갑작스레 종료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동안 등급 유지를 위해 수고했던 것이 헛헛하게 느껴진다는 회원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티몬 관계자는 “멤버십 개편이지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멤버십 개편을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것은 100% 너프 한다는 말

아쉬워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고객들도 있다.

한 커뮤니티의 누리꾼은 “중단을 하려면 4월 실적 헛수고 안하게 1일부터 공지를 했어야지, 10일 날 공지하는 건 꼼수”라고 지적하는가 하면 “괜한 돈을 썼다”며 푸념도 늘어놓았다.

지난달에 더 퍼스트 등급으로 승급한 고객 중 한 고객은 “이번 달 겨우 더 퍼스트에 승급에 성공했는데 먹튀(먹고 튄다) 당한 느낌”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티몬 멤버십 회원은 “티몬이 멤버십 등급 너프(‘능력치를 떨어뜨리다’라는 의미를 가진 게임 용어)를 예고했다”며 “그렇지 않아도 최근부터 상품권 실적은 반영하지 않아 등급 유지가 어려웠는데 여기서 또 너프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에 “추후 다시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아이디 4kc***를 사용하는 한 누리꾼은 “나중에 다른 멤버십을 운영할 수도 있으니 더 사라는 말”이냐고 의문을 표했다.

티몬 관계자는 “준비기간 동안 구매한 내역은 추후 오픈될 멤버십 서비스에 소급 적용될 예정이다”고 밝히고 “이르면 멤버십 개편은 9월 중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고 연내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적자 구조가 문제?

일각에서는 충성고객을 모으는데 효과적이었던 ‘더 퍼스트’ 등급을 포기하는 것은 심각한 적자 때문이라는 분석도 하고 있다.

실제 VIP 이상 회원이 티몬 전체 거래액의 30%를 창출할 만큼 멤버십 제도는 매출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만큼 영향력 있는 회원들의 유출을 감수하고도 멤버십을 개편하는데에는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역시 재무건정성이다. 최근 티몬의 재무건전성에는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회사 입장으로서 긴축경영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티몬의 지난해 매출은 3,562억 원, 영업손실은 1,185억 원으로 집계됐다. 표면적으로는 매출 증가와 영업손실 개선을 이뤄낸 것처럼 보이지만 티몬은 7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어 유통업계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티몬의 지난해 자본총액은 –2861억 원으로 재무건전성은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더 퍼스트에게 주는 혜택은 부담이 됐을 확률이 크다.

더 퍼스트 등급 회원 한 사람이 받는 혜택은 5만5,000원 수준으로 그 액수는 상당하다. 이 회원들은 매달 2만 원 이상 구매 시 5,000원 할인쿠폰 3장과 무료배송(2,500원) 쿠폰 10장, 1만5,000원 상당의 이달의 선물을 지급 받는다.

더 퍼스트 등급 회원이 2만 명에 육박한다는 추측도 있어 이 회원들에게만 한달에 약 10억 이상이 비용으로 지출된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근 티몬은 어쩔 수 없이 무료 멤버십 정리에 나서고, 유료 멤버십 혜택을 도입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티몬 측은 더 퍼스트 회원의 정확한 규모를 밝히기 어렵지만 전체 회원 수에 비해 극히 미미할 뿐 아니라 비용과는 무관하게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티몬 관계자는 “이번 멤버십 개편은 비용 축소 차원이라기보다는 더 퍼스트 등급에 쏠린 혜택을 고루 분산시키지는 취지”라며 “다른 등급 고객들에게는 별로 와 닿지 않는 현 등급 구조를 개편, 더 많은 고객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해당 멤버십 가입 시 가입비(5,000원) 이상의 혜택을 드리고 있다”며 “기존 퍼스트 고객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설명했다.

퍼스트 이상의 혜택으로 기존 멤버십이 줄 수 없었던 만족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생각이다. 가입과 동시에 가입비 이상의 적립금이 적용되고 구매금액을 적립금으로 페이백을 받을 수 있는가 하면, 유료 멤버십 가입 회원들만 구입 가능한 특가 상품딜도 오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소비자들은 “무료 멤버십를 없애고 유료 멤버십 제도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사실상 혜택 축소"라는 불만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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