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 무응답에 자택 앞 기자회견까지…회사 측 "유족과 합의, 정 부회장 사과 계획 없다"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지난 3월 이마트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사망사고에 대해 이마트와 정용진 부회장의 사과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3월 이마트 다산점 무빙워크 작업자와 구로점 계산원이 각각 3월 28일과 31일에 유명을 달리했다. 

이에 마트산업노조 등은 이마트의 안전 관리시스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보상안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 측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사고 후 양측 팽팽한 기싸움

지난달 2일 마트산업노조는 이마트 구로점에서 사망한 故 권미순씨를 위한 추모 행사를 진행했다.

권 씨가 계산 도중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숨진 것에 대해 비극적인 사건으로 정의하며 이마트 측에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냈다.

당초 아마트 측은 추모행사에 대해 조용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추모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지만 오후 7시부터 시작된 추모촛불문화제 도중에는 노조 측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마트 측은 노조가 추모집회 후 출입문 등 기물을 파손하고 이를 제지하는 이마트 관리 직원 등에게 폭력을 행사해 전치 2주 가량의 상해를 입히는 등 과격 시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김기완 마트산업노조 위원장 등 다수를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사측의 적극적인 대응에 오히려 노조 측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책임감 있는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마트노조 관계자는 “추모객을 물리적으로 막았다”며 “사람이 죽어도 신세계 이마트의 돈과 권력으로 축소은폐하고 추모를 막으면 곧 조용해질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돈 몇 푼 쥐어 주고 입막음 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고 강력 호소했다.

4월 내내 사망 사건과 관련한 집회를 이어가던 중 지난달 30일에는 아예 정용진 부회장의 집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용진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마트노조가 정용진 부회장에 두 차례 공식요청을 했으나 이에 대해 무응답으로 일관한 것에 대한 반발로도 보여 진다.

이날 노조 측은 정 부회장을 만나기 위한 행동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그러나 사측은 현재까지 아무런 미동도 없다.

▲ 자택 앞 기자회견.

▶정용진 부회장 “직접 사과” 요구, 정치권도 가담

근로자의 날인 이달 1일에도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 날 집회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사전 결의대회를 열고 신세계 본점 앞에서 정용진 부회장의 진실한 사과를 요구했다.

난 3월 28일 이마트 무빙워크를 점검하던 20대 故 이명수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마트의 관리부실임이 드러나면서 유가족은 이마트를 고발한 상태다.

경기 남양주쳥찰서는 이마트 측의 안전교육 담당자들이 사고 당시 안전교육을 하지 않고도 서명을 위조해 안전교육을 받은 것처럼 속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관련자 4명과 승강기 업체 법인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비스연맹 관계자는 “이마트의 안전 부실에 확인된 시점에도 정용진 부회장은 책임을 회피하면서 자신의 SNS에는 일상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마트노조의 공격적인 집회가 계속 이어지는 한편, 정치권에서도 이마트를 저격하기도 했다.

민중당 경기도지사 홍성규 후보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이 죽음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그렇게 과한 요구인가?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이자 요구”라면서 “수 많은 외침에도 단 한마디 입장을 내놓지 않았기에 경고한다. 이제 노동자들에 사과하고 인간도운 도리와 양심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용진 부회장 직접 사과할까

이마트는 이미 권 씨와 이 씨의 유족들과 합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고 소식에 이마트 측은 당시 유감을 표하며 적극적인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등 사고 수습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이마트 측은 안전한 근무환경 및 쇼핑환경 조성을 위해 매장 내 응급상황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이마트 관계자는 “가족처럼 함께 근무해 온 직원의 심정지 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유가족에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며 “안전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의 일환으로 이마트는 심폐소생술 교육 이수 대상을 확대하고, 심장충격기 도입도 확대 도입했다. 또 응급처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진행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유가족의 뜻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 측의 정용진 부회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를 대표하는 수장도 따로 있는 만큼 정용진 부회장의 직접 사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계속되는 집회에 대해서는 “그 분들(마트산업노조)의 의견을 표하는 자리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다른 대응을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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