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외국계은행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1분기 엇갈린 경영성적표를 받았다.

씨티은행은 비이자수익의 증가와 비용증가를 통한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웃음 지은 반면 SC제일은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주춤한 실적에 울상이다.

▲국내 외국계은행 실적비교(괄호 : 전년대비 변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티은행(은행장 박진회)은 올해 1분기에 3,161억 원의 총수익 및 73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4.4%, 6.7% 증가한 규모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대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투자상품 판매수수료 수익 증가와 신용카드관련 비용의 감소 등에 따른 비이자수익의 증가가 이번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철저한 비용관리와 소비자금융 영업모델개선에 따른 경비절감도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씨티은행은 디지털 시대 맞선 대응책으로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추진한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

씨티은행은 전국 126개의 개인 금융영업점 가운데 90여개를 정리하고 현재는 36개 점포만을 운영 중이다. 1967년부터 씨티은행이 한국 금융 시장에서 영업을 시작한 50년 역사 이래 가장 파격 실험을 단행한 것이다.

대규모 점포 통폐합과 디지털 채널 확대를 통해 신규 고객의 80% 이상을 디지털 채널로 유치하겠다는 씨티은행 측의 야심찬 계획은 초기 많은 우려를 양산하며 내외부적으로 거센 저항을 받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결과적으로 순항 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씨티은행은 3월 말 기준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척도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바젤III)이 18.94%, 기본자본비율도 18.31%로 안정적 수치를 유지 중이다.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전년동기대비 0.06%p 및 0.20%p 각각 개선된 0.58%과 4.45%로 나타났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NPL Ratio)은 0.55%로 전년동기 대비 4bps 개선됐다.

박진회 은행장은 "소비자금융 영업모델 변경은 지속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수익증가율이 비용증가율을 상회하는 실적을 가능케 했다“며 ”특히, 기업금융에서 견고한 실적과 함께 WM(고객자산관리), 개인신용대출 및 신용카드와 같은 핵심 비즈니스에서 고무적인 신호를 감지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또 다른 외국계은행 SC제일은행은 전년도 1분기 1,000억 원을 돌파했던 것과 비교해 다소 뒷걸음질 쳤다. SC제일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했다.

SC제일은행 측은 “전년 동기보다 실적이 주춤한 요인은 파생상품 관련 충당금전입액 증가와 전년동기의 일부 비용 환입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1분기 376억 원, 2016년 1분기 291억 원을 기록했던 SC제일은행 지난해 1분기 1,01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무려 250%가량 성장하는 놀라운 실적을 보여줬지만 올해는 다소 아쉬운 실적을 남기게 된 것.

지난해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공고한 수익 창출력 확보와 더불어 4차 산업혁명이 촉발하는 급속한 인프라 및 사회환경 변화에 상응하는 체질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고객 니즈와 급변하는 기술혁신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영업기반을 구축해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SC제일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 및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0.56%, 7.38%를 각각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0.53%, 0.24%, 3월 말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모두 15.37%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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