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천미트, 대장균 네가 왜 거기서 나와②

[컨슈머치 = 김은주, 김현우, 안진영 기자] 대상그룹 청정원 제품 ‘런천미트’에서 대장균이 검출된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진실 규명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식품업계는 물론, 정치권과 학계에서도 여러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 결과적으로 최초 원인 제공자인 식약처가 입을 열어야만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일정 부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 진실은 무엇인가?  

(출처=PIXABAY)
(출처=PIXABAY)

얼마 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반찬으로 즐겨 먹는 ‘런천미트’에서 세균이 발견 돼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

지난달 22일 식약처의 세균발육 실험 결과에 따라 24일부터 런천미트 제조사인 대상 청정원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회수와 함께 해당 전 제품의 환불을 시작했다.

문제의 제품은 2016년 5월 16일 생산된 제품으로 이미 시중에 대부분 소비됐을 가성이 높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중됐고 업체 측은 사태를 빠르게 진정시키기 위해 진땀을 뺐다.

소비자들의 불안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하고자 대상 측은 23일 식약처에 검출된 균의 종류를 문의했지만 식약처는 어쩐 일인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그리고 지난달 29일 류영진 식약처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균의 종류를 밝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묻자 “살모넬라균이나 병원성 출혈성 식중독균이 아니고 일반 대장균이 기준치 이상 나왔다”고 털어놨다.

일반 대장균의 특성상 제조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때문에 대상 입장에서는 사건의 반전카드가 주어진 셈이었다.

식품 전문가들은 멸균제품인 캔햄을 제조하는 공정에서의 오염을 부정하며 식약처 공인기관의 수거 및 검사 과정에 실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식약처가 업체에 어떤 세균인지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재 런천미트 사태는 진실이 무엇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식품에서 대장균이 발견될 수 없다는 주장과 검사 신뢰성을 의심하는 목소리의 방향은 일제히 식약처를 가리키고 있다.

먹거리 안전에 불안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궁금해 하고 있으며, 그 해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식약처이기 때문이다.

■ 진실은 밝혀질까?

검사 과정 전반의 적절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달 초 식약처는 최초로 청정원 런천미트의 세균을 발견한 충청남도 동물위생시험소에 대해 현장점검을 진행한 상태다.

이에 대해 식약처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동물위생시험소뿐 아니라 제조공정 등 해당 루트의 앞뒤 전반을 두루 보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살핀 후 원인이 어디서 발생했는지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약간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온보존법에 따라 열흘간 35~37℃에서 세균 발효 시험을 하게 되며, 이후에도 세균 발효 시험을 별도로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어떤 세균인지 파악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기한이 얼마나 걸리든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말끔하게 의혹이 해소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출처=식약처)
(출처=식약처)

식약처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됐던 런천미트 수거 과정에서의 문제 혹은 검사 과정에서의 문제가 발생했든 제조업체의 문제이든 원인이 한군데서만 발생했다면 규명이 가능하겠지만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경우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검사 과정에서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난 뒤에야 식약처의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소비자들이 시간을 갖고 기다려준다면 어떤 형태로든 발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식약처가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는 결과 발표를 내놓을지 자체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만약 실제로 검사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한 것이라 해도 식품업체 규제당국이자 국민 식품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부처인 식약처가 스스로 내부 오류를 인정하고 바로 잡기 껄끄러울 수 있다는 우려다.

익명을 요구한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현재 원인 분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마도 시험 과정에서의 문제가 발견된다 해도 은폐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며 ”명쾌한 결과가 나오면 좋겠지만 업계 내에서는 조사 결과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조심스럽게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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