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천미트, 대장균 네가 왜 거기서 나와⑥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대상 청정원 런천미트에서 세균 검출”

이 소식에 엄마들은 깜짝 놀랐다.

대표적인 명절선물로써 통조림 형태로 포장돼 마음 편히 오래두고 가끔씩 꺼내 먹는 런천미트에서 세균이 검출됐다는 소식.

소비자 입장에서 무슨 세균이든 일단 균 아닌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뒤로 업체도 재빨리 리콜하는 것을 보니 문제가 있긴 있구나 생각할 수밖에 없다.

집에 있는 런천미트를 확인했더니 제조사만 다른 런천미트가 몇 개 있다. 런천미트라는 이름이 특정 제품명이 아니라는 사실도 이번 리콜을 통해 알게 됐다.

찝찝한 마음을 떨칠 수 없어 결국 다 버린다.

주변 대다수의 지인을 통해 들을 수 있던 이야기다.

어떤 세균이 검출됐는지, 세균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왜 세균이 검출됐는지 많은 의문을 남긴 발표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세균 검출’, ‘런천미트 리콜’ 소식을 여기저기 알렸고, 발빠르게 움직인 업체 덕에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소비자들이 리콜도 받을 수 있었다.

얼마 뒤 문제의 런천미트에서 나왔다는 세균의 정체가 드러났다.

‘대장균’이다. 그것도 비병원성 대장균.

비병원성 대장균은 ‘비병원성’이라는 말 그대로 병의 원인이 되지 않은 무해한 세균이다. 일반적으로 대장균은 장 속에 함께 살고 있다.

식품이 위생적으로 제조·보관됐는지를 판가름 할 수 있는 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인체에 유해한 균은 아니다.

다만 대장균 중에서도 ‘살모넬라’ ‘O157’ 등은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돼 병원성 대장균이라고 부른다.

결국 균은 검출됐지만 무해하다는 것.

대장균의 검출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제조 상의 문제로 대장균이 검출될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는 것.

보관상의 문제였거나, 조사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조사 결과가 나와야겠지만, 제조상 문제가 아니라면 집에서 잘 보관한 런천미트는 이상이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미 한바탕 난리가 난 뒤였다.

소비자들은 이미 런천미트를 ‘세균이 나온 음식’으로 인식했으며, 반복되는 먹거리 안전 사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라돈 등 최근 벌어지고 사건들로 인해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불안에 떨고 있다. 그저 ‘세균’이라는 말에도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식약처는 식품 안전 문제에 있어 국민과 최접접에 있는 기관이다. 그렇기에 식약처는 발표에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본다.

같은 식품 사고에도 경중이 있고, 재빠른 조치도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불러올 파장을 생각해 발표 시기를 조정할 수도 있는 일이다.

세균의 종류를 밝히지 않은 이유가 “어떤 종류의 세균인지 조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식약처의 입장에 기자는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책임감 없는 발표가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 넣고 있다.

논란이 되는 이와중에 ‘식품안전나라’에 올라온 런천미트 리콜 정보는 여전히 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발표 이후에 상황에 대해 명확하게 전달하면 충분히 소비자들의 불안을 완화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조사 내용이나 진행 과정에 대해서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

소비자들은 알권리를 충분히 보장받고 있지 못하고 막연하게 먹거리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식약처는 조속히 검출된 세균의 종류와 영향, 또한 세균이 검출된 원인 등 각종 의혹에 대해 밝혀야 할 것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투명한 정보 공개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