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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박순장 팀장 “정부 방사능 대처 능력 의문”
[인터뷰]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박순장 팀장 “정부 방사능 대처 능력 의문”
  • 김은주/박지현/안진영 기자
  • 승인 2018.12.10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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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의 습격 안전지대는 없나⑤

[컨슈머치 = 김은주 박지현 안진영 기자] 오늘은 ‘여기서’ 내일은 ‘저기서’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라돈(Radon) 제품 의혹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1급 발암물질’, ‘폐암 유발’, ‘방사선 물질’, ‘침묵의 살인자’ 등 무시무시한 설명이 따라붙는 라돈이 침대 매트리스부터 생리대, 아파트 건축자재 까지 침투해 있다는 사실은 공포 그 자체다.

라돈이 생활환경 곳곳을 습격하며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동안, 정부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원망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그 동안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석면, 베이비파우더, 살충제 계란 파동, 그리고 이번 라돈 침대사태 등까지,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허술한 국내 안전기준과 관련 공무원들의 안이하고 형식적이며 편의주의적인 근무행태 때문입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감시팀 박순장 팀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감시팀 박순장 팀장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 5월 발생한 라돈침대 사태와 관련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직무유기죄로 형사고발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감시팀 박순장 팀장은 정부와 관련 공무원들이 앞서 발생한 사태 등을 거울삼아 더 이상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해하는 직무유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하 일문일답.

Q. 라돈은 얼마나 위험한 물질인가

라돈은 암석이나 토양, 광물 등에 포함된 우라늄과 오륨이 붕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체 형태의 방사선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라돈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2013년)과 한국환경정책평가원(2014년)에서 라돈에 의한 폐암 발생위험도를 연구한 결과, 우리나라 전체 폐암환자 중 라돈 노출로 인한 경우는 각 12%, 12.6%로 추정된다.

미국 환경청은 미국에서 1년 동안 폐암으로 사망한 사람 중 2만1,000명이 라돈과 라돈 자손에 방출되는 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밖에 유럽에서도 장기간 라돈에 노출될 경우 피부암, 뇌암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주장이 나온다.

Q. 대진침대 사태는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대진침대 사태의 원인이 모나자이트라는 희토류 광석으로 알려져있다.

모자나이트는 미량의 우라늄과 토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음이온을 방출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우라늄과 토륨의 농도가 높으면 발암물질인 라돈이 대량 발생한다.

흔히 시장에서 ‘음이온 파우더’라고 부르는 것은 모자나이트를 가루로 만든 형태다.

대진침대는 21종 8만7,749개 매트리스 제품에 이 음이온 파우더를 도포해 제작·판매했고 라돈이 기준치를 최고 13.74mSv(밀리시버트)까지 측정됐다.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상의 연간 피폭허용선량(1mSv)에 13배에 이르는 수치다.

더 쉽게 설명하면 흉부 엑스(X)선 촬영 때 피폭선량을 0.1mSv로 본다. 대진침대에서 측정된 피폭선량은 이 촬영을 연간 130번 할 때와 유사한 양이다. 2.8일에 한 번씩 촬영한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태아부터 영유아, 어린이, 임산부, 여성, 노약자 등도 다수 사용했던 제품으로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간 파우더는 치명적인 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

더욱이 잠복기간이 있어 소비자들은 언제 어떤 질병이 발생할지 모를 불안감으로 정신적인 고통 속에 생활해야 한다.

Q. 라돈 사태를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라고 보는 시선도 많다. 무엇이 문제인가.

두 사건 모두 정부는 초기대응에 실패했다.

가습기살균제는 1997년부터 생산판매 4년 뒤에 사망사건 잇따르자 그때서야 정부는 실태파악을 시작했다. 라돈침대 역시 마찬가지다. 2010년부터 라돈침대를 판매 8년 뒤에 문제점이 들어나기 시작했다.

또한 문제가 표면화된 것도 정부의 조사에 의한 것이 아닌 사용자들의 의해서였다는 게 공통점이다.

두 사건 모두 피해자들이 어린이와 임산부, 노약자 등 면역력에 취약한 계층이며, 증상이 일정기간의 잠복기간이 지난 후에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피해 보상 역시 증상의 원인에 대한 규명이 어려워 쉽지 않은 부분이다.

Q. 해외에서는 라돈 관련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든 것 같은데, 그 이유.

미국핵규제위원회(NRC)는 모나자이트 등 희토류 광석을 사용해 만들어진 음이온 팔찌 목걸이 등을 수년 동안 착용할 경우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폐기를 권고하고 있다.

또한 학술적으로 음이온이 건강상 이롭다는 자료는 없다고 말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학술연구정보서비스 국내학술지 검색결과 2017년까지도 음이온 인체효과에 대한 한국내과학회, 학국생리학회 등 국내 의학연구기관의 발표된 논문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음이온의 효능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특허를 내준 음이온 관련 제품은 18만 여개에 달한다. 정부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Q. 해외의 경우 라돈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1980년대부터 라돈에 대한 정책을 수립했으며, 건물 내 라돈의 유해성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 부동산 거래 시 라돈 농도를 핵심 항목으로 체크할 정도로 라돈에 대한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다

미국의 포틀랜드지역에 위치한 ‘올리버 렌트 스쿨’의 경우 라돈 조사를 통해 학교 본부 사무실에서 지속적으로 고농도의 라돈이 검출되는 것이 확인돼 학교를 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은 2018년 2 월6일부터 회원국들에게 자연방사선 관점에서 실내 라돈에 의한 피폭, 건축자재로 인한 피폭 등 관리하도록 하고 있으며, 천연방사성핵종이 함유된 석고보드, 내화벽돌 등과 같이 건축자재에 대한 안전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Q.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서 원안위를 직무유기죄로 형사고발했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원안위는 방사선으로 인한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 그리고 안전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기관이다.

원안위는 라돈이 발생하는 방사능 물질인 모나자이트를 2013년부터 대진침대 등 매트리스를 공급하는 제조업체로부터 판매 신고 받았으며, 문제가 된 대진침대 등의 매트리스에 라돈이 발생하고 있음을 자체 조사로 2014년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거‧폐기 등 관리‧감독을 전혀 하지 않고 2018년 1차 조사조차 기준치 이하라고 발표하는 등 방사선으로부터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전문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이를 방기했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고발하게 됐다.

올해 5월 3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으나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소비자주권의 수사촉구에도 불구하고 “자료 조사 중”이라는 말만을 하다가 5개월이 지난 10월 사건을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 이송했다. 이후 지난 달 26일 수사의 기초인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은 채 “보완 수사 중에 있다”는 문자만을 보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볼 때에 원안위의 직무유기 부문에 관한 혐의는 충분하다고 보여져 처벌은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Q. 원안위가 11월 22일자로 생활방사선 제품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했는데,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늦은 감은 있으나 이번에 수입 제조 유통 단계까지 제품안전에 따른 강화대책을 세운 것은 다행이라 생각한다.

다만 기존의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과 동시행령에도 관련 내용 규정돼 있음에도 원안위가 이를 철저하게 지키지 않아 이번 라돈 사태가 발생했듯이 이번 대책에서 가장 우려되는 사항도 얼마나 철저히 지켜지느냐에 있다.

관계부처인 환경부, 국토부, 관세청, 식약처 등이 협력해 천연방사성 원료물질의 수입‧판매부터 가공제품의 제조‧유통을 얼마나 엄격히 통제‧관리 하느냐가 관건이며, 이를 처리하는 관련자들이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다는 사명의식이 없이는 한낱 계획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Q. 라돈 사태 관련 종합적인 정부 대처 능력에 점수를 매긴다면.

이번 라돈 사태를 바라보며 원안위가 과연 방사능에 대한 대처할 능력이 있는가 의심이 들게 됐다.

전문기관의 안이함과 무책임함이 화를 불렀고, 관련 부처와의 이해 충돌로 인해 수습도 미진하다. 아직도 생활밀착형 제품에 대한 문제, 건축현장의 석고 문제 어느 한 가지 해결된 곳이 없다.

각각 관리감독 기관이 다르다 보니 문제가 발생 이후 뒷북치기용 대책만을 내놓을 뿐이며, 산업부, 환경부, 특허청, 교육부, 국방부는 라돈에 관한 관련 법규나 고시도 모두 제각각이다.

어느 부처는 특허를 내줘 생산을 독려하고 어느 곳에서는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

Q. 정부가 당장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정부가 우체국의 택배탑차를 동원해 매트리스를 수거할 당시 가장 큰 사이즈인 대형 제품은 탑차에 들어가지 않아 수거를 하지 못해 아직도 방치돼 있다고 들었다. 수거 과정에서 불만이 많이 나왔다.

아직도 수거되지 않은 대형 매트리스 조사한 이후 모두 수거해 폐기 처분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

정부도 이번 대진침대 사태에 대해 일부 책임이 있다.

피해자들에 대한 조건 없는 대진침대 사용자 건강피해 등록 및 건강역학조사실시 등 피해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잠복기간이 이후 나타나는 질병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유관 부처별 방사성핵종 수입 및 유통체계 통합관리 및 규제 체제 마련하고, 유통되고 있는 음이온 제품 사용에 대한 시민 안전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특허청은 특허를 내준 음이온 제품 18만개 제품에 대한 성분 조사를 통해 모나자이트 등 라돈의 발생함량을 확인해야 하고, 산업통상부는 음이온 제품의 제조 허가 시 음이온제품의 원료에 대한 보다 정확한 분석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늦은 감이 있으나 이제라도 관련부처는 라돈과 관련해 국제기준에 맞도록 관련 법률을 재정비해야 한다.

Q.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 대다수들의 소비자들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해 구입하는 각종 음이온 제품이 국제적으로 의학‧학술적으로 공인된 것이 아니므로 맹신하지 말고 구입에 신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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