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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막자고 산란일자 표기 "웬 헛발질?"
살충제 계란 막자고 산란일자 표기 "웬 헛발질?"
  • 송수연/이시현기자
  • 승인 2019.03.20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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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일자 표기 그래서 안전한가요③

“계란 안전성과 무관한 ‘산란일자’ 표기 즉각 철회하라” 

[컨슈머치 = 송수연 이시현 기자] 지난해 12월 14일 양계농민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앞에 모여 산란일자 표시제 및 식용란 선별포장업 유예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단체 행동은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식약처 앞에서 70일간의 천막 농성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란일자 표기가 지난달 23일부로 의무화됐다.

농민들의 반발에 6개월 간의 계도 기간을 갖기로 하면서 아직도 시중에는 산란일자가 없는 달걀도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나쁠 것 없어 보이는 산란일자 표기, 이들은 왜 ‘산란일자’가 안전성과 무관하다고 말하는 걸까?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 달걀 불신 때문에 산란일자 표기?

지난해 여름 전국을 강타한 이른바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소비자들은 달걀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매번 식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나오는 말이지만 정말 믿고 먹을 게 없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렸고, 지금도 종종 살충제 계란이 일부 양계농장에서 검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한 업체가 학교급식업체에 공급한 케이크에서 식중독균이 발견돼 논란이 됐었다. 이 식중독균은 케익의 원료인 계란 흰자 성분의 오염인 것으로 밝혀져 계란에 대한 불신은 더 확산됐다.

이렇게 되자 정부는 산란일자 표시제의 도입을 강행하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산란일자 표시제 도입 배경에 대해 “살충제 계란 사건을 계기로 소비자에게 달걀의 신선도, 생산환경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내 유통되는 달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덧붙여 “일부 양계 농가가 AI 발생 시 달걀을 장기 보관 후 잠잠해지면 가격이 오를 때 포장해서 팔 우려가 있고 유통기한을 포장일자 기준으로 표시할 수 있어 도입했다”고 전했다.

즉, 축산물의 유통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정, 소비자 편의 제고뿐 아니라 국민에게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고자 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양계농가에서는 ‘산란일자’ 표기가 안전성과 큰 연관이 없다고 말한다.

이홍재 대한양계협회 회장은 지난 난각 표시 유예 궐기대회에 참석해 “살충제 사태와 계란 산란일자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데도 정부는 소비자의 알 권리만 강조하면서 어떤 나라에서도 시행하지 않는 산란일자 표기를 강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산란일자 안전 담보 못해”

대한양계협회(이하 양계협회)는 산란일보다 달걀의 유통 상태 및 온도 조절이 달걀의 신선도를 좌지우지하는 핵심이라고 말한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산란일자 표기는 살충제 계란 파동 후 정부가 급하게 계란 안전성 대책 일환으로 마련한 것으로 달걀 신선도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는 정부의 방침대로 산란일자 표시제가 시행된 상태라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과거 이들은 식약처 앞에서 ‘투쟁’을 벌일 만큼 산란일자 표기를 반대해 왔다.

안전을 이유로 내놓은 제도가 사실 안전은 물론 신선도와도 무관하고 오히려 농민들에게 부담만 가중시키기 때문이었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온도 관리의 중요성”이라며 “20도 이상 올라가지 않고 0도 정도로 유지되면 오래 보관해도 될 만큼 신선한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유통 관리가 잘못되면 낳은 지 얼마 안 된 달걀이더라도 부패될 수 있다”면서 “그만큼 온도 관리가 신선도에 크게 관여한다”고 부연했다.

식용란 선별포장 유통제도가 산란일자 표기를 더욱 무색하게 만든다는 점도 꼬집었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보통 10구나 15구짜리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데, 두꺼운 종이 재질로 포장을 해서 나온다”며 “그렇다 보니 난각에 표시된 산란일자를 볼 수가 없고 보려고 하면, 포장재를 벗겨야 하는데 그럴 경우 상품의 가치가 훼손 돼 산란일자를 난각에 표시하는 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 불량 달걀 막을 방법은 없나

불량 달걀의 유통을 막으려면 검사 체계를 손보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양계협회의 주장이다.

현재 대다수의 달걀 검사는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자체 검사에 맡길 경우 양심적인 평가가 어려워 불량 달걀이 유통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양계협회는 선별포장 유통제도에 검사체계가 도입돼 시중에 유통 전 문제의 소지가 있는 달걀을 속아 내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선병 포장 절차에서 검사원 제도를 도입해 이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자체 점검에서 누가 본인이 낳은 것이나 다름없는 달걀을 나쁘게 평가할 수 있겠냐”고 현 제도의 허점을 짚었다.

물론, 전적으로 자체 점검을 통해서 출하되는 것은 아니었다.

자체 점검도 있지만 축산물품질평가원이나 식약처에서 상시로 농장에 검사를 나와 검사를 진행한다. 전반기, 후반기 등으로 나눠 때마다 관리를 하고 있다.

또 시중에 출하된 달걀을 샘플로 점검하기도 하지만, 이로는 부족해 검사원 제도가 필요하단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기 전에 검사원이 관리하면 불량 유통 계란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검사원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농식품부에서 하는 TF에서 검사원 제도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현재 농가에서도 안전성 문제가 터지면서 지금은 살충제 사용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달걀 안전 이슈는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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