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제주항공
출처=제주항공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롯데, 한화, CJ, SK 등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 기업들이 인수전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활기를 잃어가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애경그룹의 참전으로 다시금 활력을 찾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를 위해 매각주관사 선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관사로는 삼성증권이 거론되고 있다.

애경그룹은 2006년 제주항공 설립 후 현재 국내 3위 항공사로 키워낸 노하우를 갖춘 기업으로 앞서 거론한 다른 기업들에 비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제주항공은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매출 1조2566억 원, 영업이익 1023억 원을 기록하면서 애경그룹을 지탱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현재 42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45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운항 노선의 경우 지금은 방콕이 가장 길지만, 7월에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취항할 예정이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할 경우 대한항공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이미 유럽 노선과 북미 노선 등 알짜배기 노선의 운수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금력이 부족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그룹 전체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애경그룹의 자산총액은 5조1600억 원 수준이다. 단기간에 처분할 수 있는 유동성 자산은 AK홀딩스가 갖고 있는 약 1조3833억 원이며, 이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550억 원 규모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자금은 약 2조 원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단기차입금을 합할 경우 애경그룹은 단기간 동안 3조 원이라는 거금을 써야한다.

더구나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한 번에 인수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된다.

애경그룹 자체의 힘만으로는 인수 자금 마련이 어려울뿐더러, 무리해서 아시아나항공을 사들일 경우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빠지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경그룹 단독으로 인수하기엔 자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외부 투자자가 필요한 상황이다”며 “외부 투자자 없이는 단독으로 인수할 여력은 없어 보인다”고 말한다.

다만 그룹차원에서 공식화한 것은 없는 상황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 인수전에 참여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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