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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철한 경실련 정책실장 "집단소송제, 적용 분야 한정짓지 말아야"
[인터뷰] 윤철한 경실련 정책실장 "집단소송제, 적용 분야 한정짓지 말아야"
  • 김현우 기자
  • 승인 2019.06.18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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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집단소송제를 소비자분야와 손해배상 목적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습니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윤철한 국장이 현재 시행 중인 집단소송제를 두고 한 말이다.

그에 따르면 현행 집단소송제는 적용 범위가 '증권분야'로 한정돼 있다. 뿐만 아니라 소송제기 이후 법원으로부터 집단소송으로 인정받기까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절차 또한 복잡해 실효성이 떨어진다.

최근 다양한 소비자 이슈가 발생하면서 집단소송제도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정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집단소송제도의 도입이나 현행 집단소송제도를 개정해 적용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 20대 국회들어 집단소송제도의 제정 및 개정 법안이 10개 넘게 발의됐다.

그러나 발의안 대부분이 현행 제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 그쳐 여론으로부터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컨슈머치>는 지난 5월, 윤철한 경실련 정책실장을 만나 집단소송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집단소송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집단소송제란 다수의 피해자 중 한 사람 또는 일부가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하면 다른 피해자들은 별도 소송 없이 그 판결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Q. 국내엔 집단소송제도가 없는 것인가.

국내에도 집단소송제가 도입됐다. 지난 2005년부터 도입됐으니 꼬박 15년째이다.

다만 증권분야에 한정돼 있어 다수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다른 분야, 예컨대 개인정보법이나 다단계 피해에 있어서는 집단소송제도를 적용할 수 없었다.

Q. 최근 집단소송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는데.

그렇다. 사실 집단소송제의 도입 주장은 이미 30년 전부터 있어왔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지난해 'BMW 화재사건', '대진침대 라돈 검출 사건', 올해 '인보사 사태'까지 다수의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사건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집단소송제는 어떤 사건을 두고 대표 한 사람이 소송을 제기했을 때,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피해자라 할지라도 법의 효력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제도다. 광범위한 피해구제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Q. 집단소송제도 도입으로 얻을 수 있는 소비자 이익은?

기업의 경우 집단소송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받을뿐더러 징벌적배상제도가 있을 경우 천문학적인 과태료까지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다.

이 탓에 기업들이 어떠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보다 적극적으로 피해 구제에 나서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더 나아가 소비자 피해 발생을 줄이기 위해 보다 양질의 서비스와 상품을 내놓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피해 예방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참고로 실제 미국의 기업은 집단소송제기 이전에 피해구제가 되거나, 소송이 제기될 경우 빠른 시일 내에 합의를 통해 소비자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Q. 기업에 긍정적인 측면은 없는 것인지.

앞서 말했듯 기업 스스로 피해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자정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부수적인 효과로 기업 경쟁력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철한 정책실장(사진=김현우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철한 정책실장(사진=김현우 기자)

Q. 현재 국내에는 어떤 방식의 집단소송이 있는지가 궁금한데.

공동소송, 단체소송, 집단소송 등이 존재한다. 

공동소송은 피해자들 여럿이 모여서 함께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이 부담해야 할 소송비용, 소장이 각각 필요하다. 다만 동일한 내용일 경우 소장은 하나로 할 수 있다. 물론, 개인이 들이는 시간과 비용은 동일하다. 

또 소송 결과가 나와도 소송을 제기한 사람만 효력이 발생한다.

단체소송, 소비자단체소송은 집단소송제도의 도입을 원하는 바람이 만들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집단소송제도를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 보니 어정쩡하게 도입된 것이 단체소송이다.

공정위에 등록된 소비자단체가 피해자 50명 이상을 모아서 어떤 기업의 불법적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피해 구제가 아닌 불법행위에 대한 중단’을 요청하는 것이다.

결국 피해자가 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민사소송이 필요하다. 이 탓에 활성화가 되지 못했다.

경실련이 1호 단체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기업이 SK브로드밴드, 구 하나로텔레콤이다. 

그런데 소송제기 이후 사측에서 소송 원인이 불법 행위를 중단했다. 이 탓에 소송 자체가 중단됐다. 중단을 요구할 불법 행위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 탓에 단체소송도 손해배상을 결합시켜서 제도를 만들자는 논의가 꾸준히 있어왔고, 공정위도 단체소송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까지 개선된 것은 전무한 상황이다.

집단소송은 피해자가 1명이라도 법원 판결을 받을 경우 모든 피해자가 동등한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다.

다만 국내의 경우 증권분야에 한정돼 있을뿐더러 지금까지 소송제기자체도 10건 수준(2017년 기준 9건)으로 미미한 편이며, 승소한 것도 굉장히 적은 편이다. 

애초에 소송허가에만 평균 51개월 가량 걸리다보니 발생한 소비자 피해에 대한 공소시효가 지나가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Q. 현재 국회에 십 여 건의 집단소송제도와 관련된 법안이 계류 중이던데, 가장 눈여겨보는 법안과 통과 가능성이 높은 법안을 꼽자면?

지난해 기준 국회에서 계류 중인 집단소송법안은 총 10개이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비자집단소송법안」 ▲박영선 더민주 의원이 대표발의한 「집단소송법안」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 ▲박주민 더민주 최고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법안」 ▲김경협 더민주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 손해배상사건 집단소송법안」 ▲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 ▲전해철 더민주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정거래관련 집단소송법안」 ▲백혜련 더민주 의원이 대표발의한 「집단소송법안」 ▲이학영 더민주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비자집단소송법안」 ▲김종민 더민주 의원이 대표발의한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그것이다.

이중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은 기존 증권분야집단소송제도를 일부 개정하는 형태의 발의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 경실련 입장에서 발의된 법안 중에서는 김종민 더민주 의원이 대표발의한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대체적인 내용에 대해 찬성하는 바이다.

다만 ▲일반법으로서 집단소송제도의 도입 ▲인지부담의 완화 ▲소송허가제의 정비 ▲입증책임의 전환 등의 내용이 담긴다면 제도의 특성 및 실효성 있는 제도의 정착과 집단소송의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실 눈여겨보는 법안의 경우 경실련도 준비해서 내놓은 것이 있기 때문에.(웃음)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을 보면 크게 정부안과 시민단체안으로 나눌 수 있다. 

정부안은 현재 증권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제도를 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증권분야라는 단어를 삭제하고 몇몇 분야를 추가해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새로 법을 만드는 제정에 비해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으나, 적용범위가 한정적이고 소액 다수 피해가 많은 소비자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

경실련을 중심으로 하는 시민단체들의 경우 집단소송제 제정안의 발의를 요청했다. 

미국식 집단소송제를 벤치마킹한 인데, 대표소송인이 소송을 제기하면 모든 피해자가 법적 효력을 얻는 안이다. 집단소송제도의 원조 격으로 가장 적극적인 방식이다. 

다만, 산업계를 중심으로 해당 법안이 통과됐을 경우 ‘소송 남발’이나 ‘산업 발전 저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아 실제 법안 통과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내놓은 안의 경우 유럽식 집단소송제도를 벤치마킹 한 것이다. 

공정위에서 인가받은 소비자단체들이 피해를 입은 소비자를 모아, 소비자단체가 대표소송인 격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단체가 소비자와 사법부의 연결고리가 되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 효과적인 대응을 기대할 수 있으나, 소비자가 소송을 원해도 소비자단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실제 소송제기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아무튼 현재까지 통과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것은 정부안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철한 정책실장(사진=김현우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철한 정책실장(사진=김현우 기자)

Q. 정부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정부안은 제정안이 아닌 증권분야집단소송법 개정안이다. 개정하면서 증권분야라는 단어를 삭제하는 형태다.

현재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등에 기재된 범위의 소비자 피해만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데, 이것을 좀 넓혀서 「공정거래법」 등 다른 관련법에도 손해배상 관련 조항을 넣어서 집단소송제기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증권분야에서 소비자분야로 약간 넓힌 것이다. 소송제기 절차 등은 거의 유사하다.

그런데 개인적으론 “왜 소비자분야, 손해배상에 한정할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한다.

예컨대, 기업이 오폐수나 기타 나쁜 화학물질을 유출할 경우, 환경오염을 통해서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고, 어떤 기업이 잘못했는데 노동자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더 크게 보면 정부가 무언가 잘못해서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그래서 경실련은 분야 등을 한정짓지 말고 넓은 의미에서 집단소송법을 제정하자는 입장이다. 미국의 집단소송제도가 이런 식이다.

어느 법률의 어느 조항 등을 한정짓지 말자는 것이다. 넓혀서 제대로 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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