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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못의 '작은 비건 페스티벌' 방문기
비·알·못의 '작은 비건 페스티벌' 방문기
  • 송수연 기자
  • 승인 2019.08.1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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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비건 페스티벌 코리아 페이스북 페이지.
출처=비건 페스티벌 코리아 페이스북 페이지.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생애 처음으로 비건(Vegan, 엄격한 채식주의자) 행사에 참여해 봤다.  

평소 환경에 대한 관심과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느끼고는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비거니즘을 추구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야말로 기자는 비건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비알못(비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다만, 비건이라함은 채식을 한다는 것 쯤만 알고 있다.

그런 기자에게 비건 행사 참여는 삶을 통틀어 색다른 경험이자 도전이었다. 살면서 채식조차 시도해 본 적 없는 본인이 비건 문화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그랬다.

큰 마음 먹고 기자가 다녀온 곳은 서울혁신센터 상상청에서 열린 ‘작은 비건 페스티벌’이다. 비건 관련 기사를 준비하면서 어렵게 알게 된 곳이다. 이미 대표적인 비건 행사들은 종료된 상황이었는데 때 마침 8월 10일 단 하루 열리는 비건 행사를 발견하고는 무작정 찾아갔다.

사진=송수연 기자.
사진=송수연 기자.

행사 당일 아침, 작은 비건 페스티벌이라는 낯선 행사에 직접 가보려고 하니 생각이 많아졌다. 진입장벽도 높게 느껴지고 가면 안 될 사람이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일단 기본적으로 가죽 액세서리는 배제하고 외출 준비를 했다. 가능하면 그 행사에서 불편한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아서다.

준비를 마치고 행사장 앞에 도착했다. 행사는 3시부터 시작이었고 나는 조금 이른 저녁인 5시경 행사장 입구에 들어섰다.

사진=송수연 기자.
사진=송수연 기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내부를 채우고 있었다.

다른 비건 페스티벌에 비해 규모도 크지 않고 적극적인 홍보도 없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몇 걸음이나 뗐을까. 익숙하지 않은 환경 속에 놓은 기자는 일단 상상청 1층을 한 바퀴 돌기로 한다.

비건 패션제품, 액세서리 제품뿐 아니라 디저트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포진돼 있었다. 단숨에 눈을 사로잡는 디자인이 많았다. 음식도 그렇고 패션 및 소품들도 하나같이 개성 넘쳤다.

경험이 없어 머릿속으로도 그릴 수 없었던 비건 페스티벌의 모습은 마치 플리마켓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대충 1층 행사장을 한 바퀴 돌고나니 그제야 개별 부스의 개성들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송수연 기자.
사진=송수연 기자.

입구 가장 초입에는 ‘그릇대여’를 할 수 있는 부스가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음식을 덜어 먹을 수 있는 동그랗고 납작한 접시와 음료를 담아 마실 수 있는 텀블러를 대여해주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다회용 식기 사용을 권고하고 있었다.

그 옆으로는 페스티벌 방문객이 지켜야 할 행동수칙을 적은 커다란 팻말이 놓여있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꼼꼼하게 규칙을 확인했다.

읽으면서 텀블러와 식기를 챙기지 못한 채 온 것을 후회했다.

후회는 접어두고 1층에서 눈이 갔던 부스를 다시 한 번 찾아갔다. 화려한 호랑이 프린트가 멋진 ‘비건타이거’라는 패션 부스는 지금 생각해도 한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는 옷들로 가득했던 것 같다.

출처=비건 페스티벌 코리아.
출처=비건 페스티벌 코리아.
출처=비건타이거 룩북.
출처=비건타이거 룩북.

비건타이거는 모피동물의 고통을 종식시키고 소비자들에게 더 넓은 선택권을 주고자 ‘Cruelty free(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음)’라는 슬로건을 지닌 잔혹함 없는 비건 패션을 제안하고 있다.

실제로 비건타이거 제품은 모피나 가죽 등의 생명 착취 소재 대신 비동물성 소재를 선정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동물과 환경을 위해 사용 중이라고 한다.

우유 대신 두유를 사용해서 만든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하는 달냥이라는 카페에도 많은 방문객이 모여 있었다. 이곳은 식물성 우유인 두유로 라떼 등의 음료를 만들어 제공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비건 의류와 비누 등 생활용품이 판매되고 있었고 아로마 오일이나 문구류를 판매하는 부스도 있었다.

2층에도 또 다른 공간이 마련돼 있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올라가는 층계에서 다시 한 번 1층을 내려다 봤다. 반려동물도 자유롭게 이 행사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무언가 신선했다.

사진=송수연 기자.
사진=송수연 기자.

2층에 들어서자마자 기자는 본인도 모르게 지갑을 열었다. 평소 좋아하는 밀크티를 파는 곳을 발견했다. 물론 이곳은 우유를 첨가하지 않은 밀크티를 판매한다.

다양한 디저트와 빵도 진열돼 있었다. 아름다운 자태로 진열돼 있었다.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얼그레이 파운드를 포장하겠다고 했다.

목적을 달성하고 조금 더 깊숙이 걸음을 옮겼다.

두레생협의 완제품을 파는 곳에는 이미 계산하는 사람들로 붐벼 있었다. 조금 더 안쪽으로 걸으니 비건 가죽으로 만든 가방과 지갑을 파는 곳이 있었다.

비주얼이 진짜 가죽보다 더 가죽 같았다. 비건 가죽 소재가 아니라고 하면 깜빡 속을 만큼 퀄리티가 좋았다.

관심 있게 들여다보니 셀러가 다가와 “호주에서 온 브랜드”라며 “천천히 편안하게 둘러보라”고 안내했다.

비건가죽으로 만든 제품들(사진=송수연 기자).
비건가죽으로 만든 제품들(사진=송수연 기자).
제품 소개(사진 = 송수연 기자).
제품 소개(사진 = 송수연 기자).

한참을 빠져 비건 가죽 제품을 구경하다 옆 부스에 관심이 갔다. ‘ez2bVeggie’라는 곳에서 비건 문구가 들어간 티셔츠를 팔았다.

셀러가 다가와 명함을 줬다. 명함에 기재된 사이트에 들어가니 한국에서 비건으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기록하고 있었다. 그런데 모든 내용이 영어로 돼 있었다. 추측하기로 한국에 사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소개하는 것 같았다.

그 옆쪽으로는 야자나뭇잎 접시를 파는 부스가 있었는데 여기서 산 접시를 가지고 돌아다니며 먹고 싶은 음식을 사는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사진=송수연 기자.
사진=송수연 기자.
사진=송수연 기자.
사진=송수연 기자.
출처=비건 페스티벌 코리아.
출처=비건 페스티벌 코리아.

실제로 이 부스의 맞은편에는 이곳에서 대여하거나 구매한 식기나 구비해 온 개인 식기에 음식을 담아 먹는 방문객들로 가득했다.

부모님을 따라 나선 아이도 집에서 가지고 온 개인 식기에 비건 푸드를 가득 담아 맛있게 먹고 있었다. 기자 눈에는 이 모습이 가장 좋아보였다.

이곳에는 식기를 세척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었다. 식사나 티타임을 마친 후에 식기를 세척하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러웠다.

사진=송수연 기자.
사진=송수연 기자.

이곳의 질서에 감탄하고 나니 비건 화장품으로 메이크업을 시연하는 행사가 눈에 띄어 잠시 구경했다.

아이라인을 어떻게 하면 꼼꼼하게 그릴 수 있는지 배우고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고기 패티가 없는 햄버거와 닭고기와 계란 프라이를(물론 닭과 계란을 사용하지 않음) 사서 내려왔다.

구매한 음식을 모두 먹고 손을 닦기 위해 화장실에 들렀는데 이곳에서도 환경을 생각해 물에 흠뻑 젖은 손을 휴지 대신 손수건으로 닦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사진=송수연 기자.
사진=송수연 기자.

비건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단순히 동물성 제품 사용만을 멈춘 것이 아니었다.

불편하지만 환경을 생각해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건강만을 위해, 개인의 신념만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기자 눈에는 모두를 위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에코백만 들고 나온 본인이 조금 부끄러웠지만 이곳에서 배운 작은 배려들을 삶에서 실천하겠노라 생각했다.

여전히 내 삶에서 비거니즘을 추구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기자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볼 생각이다.

예를 들면 ‘고기없는 월요일(Meatless Monday)’ 같은 것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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